네이버, 컬리 손잡고 신선식품 새벽배송 본격화…거래액 18% 급등

| 연합뉴스

네이버가 새벽배송 시장 확대를 위해 컬리와 손잡고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물류망을 강화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선식품 배송 범위를 넓히며, 식품 이커머스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9월 1일부터 컬리의 물류 계열사인 ‘넥스트마일’을 통해 새벽배송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 ‘스마트스토어’에서 주문된 식품과 생활용품을 대상이며, 특히 육류, 농수산물 등 신선식품의 빠른 배송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협업으로 네이버는 기존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운용하던 새벽배송 시스템에 컬리의 콜드체인(저온유통) 인프라를 접목시킬 수 있게 됐다.

네이버는 이미 지난 7월부터 수도권 70%와 충청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오후 10시 이전 주문 시 다음날 오전 7시 전까지 배송되는 새벽배송을 시험하고 있었다. 이번 컬리 협업을 통해 배송 가능 지역은 수도권 80%까지 확대됐고, 일부 제주 지역에서는 ‘하루배송’이라는 명칭으로 서비스가 제공된다. 신선식품 중심으로 시작된 배송 영역은 향후 생필품과 상온·저온 가공식품 등으로 점차 확대될 계획이다.

이번 협력은 지난 4월 네이버와 컬리가 전략적 제휴를 맺은 데 대한 후속 조치로, 양사는 각자의 강점을 살린 윈윈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신선식품 유통에 약점을 지닌 네이버 입장에서는 물류 역량이 강한 컬리와 협업을 통해 중요한 취약점을 보완하게 된 셈이다. 반면 컬리는 네이버라는 국내 최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판매 채널을 대폭 늘릴 수 있어 양사 모두 실익이 있는 구조다.

실제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새벽배송을 도입한 이후 전체 상품 거래액이 기존 대비 평균 18% 상승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스마트스토어 내에서 판매되는 가정 간편식 ‘애슐리 홈스토랑’, 프리미엄 한우 ‘화려한우’,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모모스커피’ 등의 식품군을 대상으로 새벽배송이 가능해지면서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네이버는 독립된 쇼핑 애플리케이션 출시와 ‘N배송’ 도입 등을 통해 배송을 ‘오늘배송’, ‘내일배송’, ‘희망일배송’ 등으로 세분화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2월 기준 N배송 적용 상품의 거래액과 주문 건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각각 236%, 232%가량 급증했다. 회사 측은 이를 토대로 중소 판매자의 물류 경쟁력을 높이고, 사용자 재방문률을 증대시키겠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네이버가 본격적으로 신선식품 이커머스 시장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향후 컬리와의 협업 범위를 더욱 확대할 경우,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 내 경쟁 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빠른 배송에 익숙해진 소비자 수요에 대응해 ‘라스트 마일(최종 배송)’ 서비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