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136억 투입 '로봇 밸리' 출범…대전을 차세대 로봇 허브로

| 연합뉴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차세대 로봇 산업을 이끌 기반 조성을 본격화하면서, 대전 지역에 ‘로봇 밸리’ 구축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번 사업은 정부 지원 아래 원천기술을 사업화하고 혁신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KAIS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2025년 딥테크 스케일업 밸리 육성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향후 3년 6개월 동안 총 136억5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대전 지역에 로봇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첫 단계로 9월 3일 KAIST 기계공학과에서 공식 출범을 알리는 킥오프 행사가 개최됐다.

이번 프로젝트의 중심은 단순한 자동화 기술을 넘어서 사람과 함께 공간과 역할, 감정까지 공유할 수 있는 인간 친화형 로봇(Human-Friendly Robot, HFR) 개발에 있다. 기존 제조업 중심의 로봇 기술을 넘어 첨단 기술과 창의적 설계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로봇제품이 목표다.

여기에는 KAIST 내부의 핵심 로봇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화를 추진하는 여러 교수진이 참여한다. 기계공학과 김정 교수가 총괄 책임을 맡았고, 신소재공학과 이건재 교수, 산업디자인학과 배석형 교수, 로봇 스타트업 창업 경험이 있는 공경철·명현 교수 등이 기술 기반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힘을 모은다. 특히, 이들 연구진은 회로, 구동기, 인공지능, 표준 데이터 등 공통 요소기술을 스타트업과 공유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으로 협업을 시도한다.

기술 사업화는 KAIST 기술가치창출원과 KAIST 홀딩스, 글로벌 테크노밸리 랩이 주도하며,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와 대전테크노파크가 이를 뒷받침한다. KAIST는 대전시와 함께 성과 공유를 위한 ‘HFR 밸리 혁신협의체’를 구성해 지역 내 연구, 산업, 인재 간 연계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지역 거점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번 KAIST의 시도는 단기적인 기술 사업화에 그치지 않고, 미래 유니콘 기업 15개 이상을 육성하겠다는 장기 목표도 제시하고 있다. 정책적 뒷받침과 기술 창업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결합된다면, 대전 지역이 로봇 산업의 중심지로 새롭게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국내 딥테크 기반 산업 전반의 경쟁력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