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은 이제 AI에 맡긴다”…텐서, 개인형 완전 자율주행차로 로보카 시대 연다

| 김민준 기자

자율주행 차량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개인의 일상과 업무 방식을 혁신하는 종합 이동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로보택시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벗어나 개인 소유형 자율주행차라는 새로운 접근이 주목받고 있다. 이 중심에 선 기업이 바로 텐서(Tensor)다.

에이미 루카(Amy Luca) 텐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최근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더큐브(theCUBE)가 공동 개최한 ‘로보틱스·AI 인프라 리더 서밋’ 인터뷰에서 “레벨4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은 운전자 개입 없이도 더욱 안전한 주행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며 “전 세계 정부가 이를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레벨4 자율주행이 일반화되면 운전 중 산만함이나 졸음운전 등으로 인한 사고율도 현저히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텐서는 차량 공유나 호출 방식의 로보택시가 아닌, ‘개인 소유’에 최적화된 자율주행차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루카는 “우리는 ‘세계 최초의 개인형 완전 자율주행 로보카’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 차량은 단순히 차고에 주차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소유자의 일상과 밀접하게 상호작용하는 동반자 개념의 자동차”라고 설명했다. 차량은 사용자의 차고에서 충전되고 스스로 정비센터로 이동할 수 있으며, 유지보수를 위한 자기 진단 시스템도 탑재된다.

이러한 접근은 기술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로보택시처럼 중앙에서 관리되는 시스템이 아닌 만큼, 차량 스스로 모든 상황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핵심 기술 중 하나는 개인정보 보호다. 루카는 “우리가 만든 로보카는 클라우드와 연결되지 않는다”며 “사용자의 주행 데이터나 사진, 대화 기록 등이 차량 내부에 저장되도록 설계됐으며, 외부로의 정보 공유는 전적으로 소유주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또한 텐서는 차량 내에 자율 에이전트형 AI를 탑재해 이동 수단을 넘어서 개인 비서 수준의 지능을 구현하고 있다. 차량은 회의 출발 시간을 추천하거나 이동 중 콘텐츠 허브로 기능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원하면 저장장치를 탈착해 보안성을 더할 수 있는 구조다. 이는 단순한 자율주행 기술을 넘어 차량이 개인화된 ‘디지털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로보카는 기능적인 측면 외에도 승객의 경험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운전 의무가 제거되면서 차량 내부는 회의 공간, 휴식 공간, 소셜 공간 등 다양한 목적에 따라 변경 가능한 환경으로 재설계된다. 루카는 “이제는 더 이상 운전에 집중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승객은 그 시간 동안 본인의 자유로운 활동을 할 수 있다”며 “이는 스마트폰 앱 경제가 가져온 변화와 유사한 양상을 자율주행차가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텐서는 이러한 혁신을 고급화 전략과 연결시켜 초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시간 효율성이 최상의 프리미엄으로 여겨지는 오늘날, 운전에서 해방된 시간은 명확한 고부가가치를 제공한다는 판단이다. 루카는 “현재 우리는 모두 시간이 부족한 삶을 살고 있다”며 “의미 있는 자유 시간을 되돌려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치이자, 텐서가 제공하는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

개인맞춤형 자율주행차, 프라이버시 보호를 전제로 한 비클 로컬 인텔리전스, 그리고 운전에서 해방된 이용자 경험. 텐서가 주도하는 이 새로운 로보카 패러다임은 단순한 기술 진보를 넘어서, 자동차가 곧 ‘생활형 AI 동반자’로 자리 잡는 시대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