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스코프·스텁허브·코인셰어스… 기술 IPO 부활 신호 줄 잇는 상장 러시

| 김민준 기자

기술 기업들의 증시 데뷔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넷스코프(Netskope), 스텁허브(StubHub), 인플렉션(Infleqtion), 코인셰어스(CoinShares) 등 네 곳의 기업이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이 중 넷스코프와 스텁허브는 전통적인 방식의 기업공개(IPO)를 택했으며, 인플렉션과 코인셰어스는 스팩(SPAC) 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을 추진 중이다.

클라우드 기반 보안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는 넷스코프는 IP 주소 간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이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SASE(Security Access Service Edge) 플랫폼 '넷스코프 원'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이번 기업공개에서 주당 15~17달러에 최대 4,780만 주를 발행할 예정이며, 공모가 상단 기준 최대 8억 3,300만 달러(약 1조 2,000억 원)를 조달할 수 있다. 이 경우 기업 가치는 65억 달러(약 9조 3,600억 원)로 평가되지만, 이는 2021년 투자 라운드 당시보다 10억 달러 낮은 수준이다. 다만, 투자자 수요가 높을 경우 공모가 상향 조정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중고 공연 티켓 시장을 선도하는 스텁허브는 지난해 기준 1백만 명 이상의 판매자가 약 4천만 장의 티켓을 거래했으며, 총 거래액은 전년 대비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텁허브는 주당 22~25달러 사이에서 약 3,400만 주를 발행해 최대 8억 5,100만 달러(약 1조 2,2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며, 이는 92억 달러(약 13조 2,500억 원)의 기업가치 달성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티커는 ‘STUB’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다.

주목할 만한 신생 기술 기업으로 분류되는 인플렉션은 중성 원자 큐비트를 기반으로 한 양자컴퓨터를 개발 중이며, 고정밀 센서 기술도 병행하고 있다. 이번 스팩 합병은 처칠 캐피털(Churchill Capital)과의 거래로, 총 18억 달러(약 2조 5,900억 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5억 4,000만 달러(약 7,800억 원) 이상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 중 약 25%는 민간투자유치(PIPE)를 통한 순차적 자금유입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플렉션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2,900만 달러(약 41억 7,000만 원)의 연매출을 기록했으며, 5,000만 달러 규모의 매출 백로그와 더불어 3억 달러(약 4,300억 원) 이상의 신규 수요 파이프라인도 확보한 상태다.

한편, 암호화폐 기반 상장지수상품(ETP)을 운용하는 코인셰어스는 다양한 디지털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비트코인 등 단일 자산 추종형 ETP부터 복수 암호화폐 기반 제품까지 포함되어 있으며, 이를 확장하기 위해 바이니힐 캐피털(Vine Hill Capital)과의 스팩 합병을 추진 중이다. 합병과 더불어 전략적 기관 투자자의 5,000만 달러(약 720억 원) 투자가 예정돼 있으며, 코인셰어스의 상장 전 기업가치는 12억 달러(약 1조 7,200억 원)로 설정됐다. 상장은 북미 내 주요 증권거래소에서 이뤄질 예정이며, 특히 미국 시장 확대를 위해 새로운 ETP 상품을 잇따라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증시 상장 러시는 테크 IPO 시장의 회복 신호로 해석된다. 팬데믹과 금리 인상 여파로 위축됐던 기술주 상장이 다시 활기를 찾는 모양새다. 특히 넷스코프와 스텁허브 같은 주류 기업과 함께, 양자컴퓨팅이나 암호화폐 같은 이머징 테크놀로지 기업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기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상장을 추진하는 점은 시장 회복세가 전방위적인 양상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