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츠앱, 내부고발로 보안 스캔들…메타 개인정보 소송 직면

| 연합뉴스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플랫폼이 자사의 메신저 앱 '왓츠앱'의 보안 문제를 둘러싸고 내부 고발에 따른 소송에 직면했다. 이는 전직 보안 책임자가 사용자 개인정보 보호 미흡과 사측의 비협조를 이유로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불거진 사안이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왓츠앱의 전 보안 책임자 아타울라 베이그는 최근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에 메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2021년 왓츠앱에 합류한 뒤 보안 실태를 점검하던 중, 최대 1,500여 명의 직원이 이용자의 민감한 개인정보, 예컨대 프로필 사진과 위치, 연락처 목록, 대화 그룹 정보 등에 접근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러한 보안상의 허점이 단순한 기술적 결함을 넘어 사용자 보호와 기업 책임 문제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베이그는 매일 10만 건이 넘는 계정 해킹 사례가 발생했음에도, 회사는 실질적인 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자신의 보안 개선 제안도 묵살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문제를 메타 최고경영진에 보고했지만, 결국 보복성 인사조치로 2023년 2월 해고됐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번 고발 사안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와 맺은 2019년 개인정보 보호 관련 합의, 그리고 주주 대상 리스크 공개 의무를 규정한 증권법 위반과도 연관이 있다는 게 베이그 측의 주장이다. 그는 이 문제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 연방거래위원회에도 알렸다고 설명하면서, 이번 소송이 메타의 책임을 묻고 사용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타를 둘러싼 내부 고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21년에는 페이스북의 프로덕트 매니저였던 프랜시스 하우겐이 회사가 10대 청소년 정신 건강에 해로운 기능을 방치했다며 내부 문건을 의회에 제출한 바 있다. 최근에는 아동 안전 문제, 성희롱 의혹 등과 관련된 추가 폭로도 제기되면서, 메타 내부 통제 시스템이 여전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향후 메타의 기업가치와 주주 신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며 규제 압박도 커지는 만큼, 기업의 대응 방식이 중장기적으로 브랜드 신뢰 회복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