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로 기판 제조업체 이수페타시스가 핵심 제품군의 고사양화에 성공하면서, 증권가에서 이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수페타시스의 경쟁력과 실적 개선 전망을 반영해 9월 9일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1만 원 높은 8만 1천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수페타시스는 최근 다중적층 기판(기판을 여러 층으로 쌓아 올린 고급 전자 회로 기판)의 수요 증가에 주목받고 있다. 이는 서버, 네트워크 장비, 인공지능 전용 반도체 등에 들어가는 고성능 전자 시스템이 확산되고 있는 흐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이 제품은 기존 기판에 비해 평균 단가가 약 2배 정도 높은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회사는 이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NH투자증권 황지현 연구원은 이수페타시스가 내년 하반기까지 다중적층 기판의 생산 비중을 전체의 절반 수준으로 높이고, 2027년 말에는 7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단순 증설이 아닌 전략적 전환으로, 고수익 제품 중심으로 제품 구성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이다. 해당 제품은 생산 공정이 복잡하고 기술 장벽이 높지만, 이수페타시스는 이미 네트워크 장비용 제품을 안정적으로 양산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최근 실시된 대구 공장 현장 점검을 통해 이수페타시스의 양산 능력과 품질 안정성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황 연구원은 특히 생산 수율이 빠르게 안정화되어가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이는 신규 고객 확보와 매출 확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다.
미국의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직접 설계한 AI 특화 반도체(TPU, ASIC 등)의 외부 위탁 생산을 늘리고 있다는 점도 이수페타시스의 성장 환경을 더욱 유리하게 만들고 있다. 회사는 해당 기업들과의 샘플 테스트를 이미 진행 중이며, 오는 2026년부터 본격적인 양산 매출로 연결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고부가가치 부품 시장에서 국내 중견 전자업체의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글로벌 AI·데이터센터 시장 확대에 따라, 이수페타시스를 비롯한 기판 전문 기업들의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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