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장비 분야의 글로벌 제조사 미쓰비시 전기(Mitsubishi Electric)가 사이버보안 전문 업체 노조미 네트웍스(Nozomi Networks)를 약 13억 원 규모의 주식 포함 총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 인수는 산업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양사의 기술력을 결합해 차세대 보안 솔루션을 주도하려는 전략적 결정으로 해석된다.
거래 구조는 미쓰비시 전기가 8억 8,300만 달러(약 1조 2,700억 원)를 현금으로 지불하고, 이미 보유한 약 1억 1,700만 달러(약 1,700억 원) 상당의 노조미 주식을 포함해 지분 100%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미쓰비시 전기는 지난해 3월 노조미의 시리즈E 라운드에 참여하며 이미 주요 투자자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미쓰비시 전기는 연간 약 374억 달러(약 53조 8,000억 원) 매출을 올리는 일본 대표 전자·전기자동화 기업으로, 산업용 로봇과 제어 시스템, 가전제품, 우주·항공 부품까지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특히 산업용 사물인터넷(IIoT)과 스마트 공장 기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정 보안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노조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각종 운영기술(OT) 환경을 위한 사이버보안 솔루션을 주력으로 한다. 전 세계 1만 2,000건 이상의 구축 사례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1억 1,500만 개 이상의 기기를 보호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주요 고객은 제조 공장, 전력망, 항만, 해운 등 범산업 영역에 분포한다.
대표 제품인 가디언(Guardian)은 기업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기기들을 자동으로 식별·매핑하며, 알려지지 않은 단말에서 발생하는 패킷을 분석해 보안 위협을 탐지한다. 유무선 네트워크를 모두 커버하며, 무선 환경에서는 '가디언 에어'라는 전용 센서를 통해 와이파이 및 블루투스 기반 데이터 흐름을 감시하고 전파 간섭까지 포착할 수 있다.
또 다른 대표 제품군은 아크 임베디드(Arc Embedded)다. 이는 산업 자동화 핵심 장비인 프로그래머블 로직 컨트롤러(PLC)에서 직접 작동하는 경량 사이버보안 소프트웨어로, 이상 행위를 실시간으로 포착한다. 미쓰비시 전기의 PLC에 최적화된 버전도 포함돼 있어, 이미 양사는 제품 수준에서 긴밀한 협력을 이어왔다.
노조미는 이 외에도 중앙관제 클라우드 플랫폼 '밴티지(Vantage)'와 실시간 위협 정보를 공급하는 '인텔리전스 피드(Intelligence Feed)'를 제공하며, 기업 보안 전략 전반을 포괄하는 서비스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에드가드 카프데비엘(Edgard Capdevielle) 노조미 CEO는 “이번 인수를 통해 미쓰비시 전기의 산업 노하우와 노조미의 보안 역량을 결합해, 차세대 산업 보안을 함께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기존 고객과 파트너에 대한 지원은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연내 마무리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노조미는 미쓰비시 전기의 독립 자회사 형태로 현행 브랜드와 조직을 유지한 채 운영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산업 설비 보안 강화를 넘어, 글로벌 OT 보안 시장 재편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