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디베이스 인수에도…루브릭, 실적 웃돌았지만 주가는 4%↓

| 김민준 기자

루브릭이 2026 회계연도 2분기 실적에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매출과 손실 폭 개선을 보여주며 강한 성장세를 입증했지만, 정작 시간 외 거래에서는 주가가 4% 넘게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드러났다.

회계연도 기준 7월 31일로 마감된 2분기 실적에서 루브릭은 주당순손실 3센트를 기록해 전년 동기 40센트 손실에서 대폭 개선됐다. 매출은 3억900만 달러(약 4,454억 원)로 작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으며, 이는 시장 전망치였던 2억8,200만 달러(약 4,061억 원)를 상회한 것이다.

특히 구독 기반 매출이 2억9,700만 달러(약 4,277억 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55% 증가했고, 연환산 기준 구독 매출은 12억5,000만 달러(약 1조 8,000억 원)로 36%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고액 고객 비중도 강화됐다. 연간 구독 매출 10만 달러(약 1억 4,400만 원) 이상을 기록한 고객 수가 2,505곳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여기에 운영활동 현금흐름도 6,470만 달러(약 932억 원)로, 전년 동기의 마이너스였던 2,710만 달러에서 훌쩍 개선됐다.

이번 분기의 최대 이슈는 단연 지난 6월 루브릭이 발표한 프레디베이스(Predibase) 인수 소식이다. 인수액은 1억~5억 달러(약 1,440억~7,200억 원)로 추정되며, 이 스타트업은 에이전틱 인공지능(agentic AI) 기반 앱 미세 조정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루브릭은 이번 인수를 통해 AI 도입을 실험 단계에서 대규모 상용화로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프레디베이스 인프라를 기반으로 구축된 ‘에이전트 리와인드(Agent Rewind)’를 공개하며 기술력 강화도 병행했다. 이 기능은 에이전틱 AI의 비정상 작동이나 오류로 인한 앱 및 데이터 변조를 추적하고 되돌릴 수 있는 기능으로, 기업들에 중요한 데이터 복구 수단을 제공한다.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보호 부문에서도 새로운 제품이 나왔다. 루브릭은 이번에 Amazon RDS의 PostgreSQL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변경 불가능한 백업(immutability) 기능과, DynamoDB에 대한 전면적인 보호 기능을 탑재해 클라우드 보안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루브릭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비풀 시나(Bipul Sinha)는 “이번 분기에 전례 없는 매출 성장과 강력한 현금흐름을 기록했다”며 “프레디베이스 인수를 마무리함으로써 당사의 생성형 AI 전략이 한층 더 탄탄해졌다”고 자평했다.

한편, 루브릭은 다음 분기 가이던스로 주당순손실 16~18센트 및 매출 3억1,900만~3억2,100만 달러(약 4,593억~4,622억 원)를 제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손실 26센트, 매출 3억1,900만 달러를 모두 웃도는 수치이지만, 이번 2분기의 손실 개선과 비교하면 되레 악화된 점이 부각돼 일부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긴 것으로 풀이된다.

연간 전체 실적 전망치 역시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다. 루브릭은 연간 손실을 44~50센트, 매출은 12억2,700만~12억3,700만 달러(약 1조 7,700억~1조 7,800억 원)로 제시했으며,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손실 97센트, 매출 11억9,000만 달러를 모두 상회한다.

시장 기대치를 초과한 실적에도 주가가 하락한 배경으로는, 단기 이익보다는 성장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분기 손실이 크게 줄어든 것에 비해 향후 분기 가이던스가 개선되지 않은 점이 평가절하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이번 성과는 회사의 중장기 성장성을 입증하지만, 단기적으로는 투심의 관망세를 자극하는 변수로 작용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