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피부 자극 자동 진단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면서, 뷰티 산업의 디지털 전환 흐름에 한발 더 나아갔다. 기존에는 전문가의 육안 판독에 의존하던 피부 반응 확인 절차가 이제는 AI 기반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10일 아모레퍼시픽은 최신 딥러닝 기술인 ‘YOLOv5x’ 알고리즘을 활용해 패치 테스트 이미지를 분석하고 피부 자극 반응을 자동 진단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패치 테스트란 화장품이나 생활용품 등이 피부에 알레르기나 자극을 유발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소량의 시료를 피부에 부착한 뒤 일정 시간 경과 후 반응을 관찰하는 검사다. 이 과정은 일반적으로 전문가가 시각적으로 판독해 자극 정도를 점수화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
이번에 개발된 AI 모델은 총 8만3천여 건의 피부 자극 테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반응을 평가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다. 관련 실험 결과, 이 모델은 패치 테스트 시행 후 24시간과 48시간 시점에서 각각 98.3%의 진단 정확도를 보였고, 무자극 상태(자극 점수 0)에 대한 판별 민감도도 99.7%에 이르렀다. 이는 AI가 피부 상태를 전문가 수준 혹은 그 이상으로 정밀하게 해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기술을 피부 안전성 평가 프로세스에 적용하면 객관성은 물론, 진단의 일관성과 효율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당 연구 성과는 지난 8월 유럽접촉피부염학회 공식 학술지 ‘접촉성 피부염’ 온라인판에도 게재되며 국제적 학술 검증도 함께 이뤄졌다.
회사 측은 향후 AI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피부 안전성과 관련한 글로벌 기준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영소 아모레퍼시픽 R&I센터 품질안전연구소장은 AI 기반 진단 기술을 “정확성과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한 혁신적 진전”이라고 평가하고, 이 기술이 세계 시장의 신뢰를 이끌어낼 경쟁력 있는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은 뷰티 산업 전반에 걸쳐 제품 개발과 품질 관리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는 제품 안전성과 검증 방식에 대한 신뢰 확보가 브랜드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만큼, AI 기반 자동 진단 기술의 확장은 한국 기업의 경쟁 우위를 강화하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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