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스라엘 정부와의 협력에 항의하는 직원들의 시위 이후, 사내 소통 채널을 폐쇄하고 본사 일부 건물 출입을 제한하는 등 내부적으로 강경 대응에 나섰다. 동시에 재택근무 비율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전반적인 조직 질서 재정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치는 지난 8월 26일 발생한 사내 시위 이후 이어진 것이다. 당시 일부 직원들은 미국 워싱턴 주 레드먼드의 본사 캠퍼스 내 브래드 스미스 사장의 사무실을 점거하고, 사내에서 이뤄진 이스라엘과의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 철회를 요구하는 구호와 현수막을 내걸었다. 시위에 참여한 일부 직원들은 즉시 해고됐고, 이번에 공식적으로 파면된 직원 수는 5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내부 갈등은 단순히 노동 정책을 넘어, 국제 분쟁에 대한 기업의 기술적 개입 가능성이라는 민감한 이슈로 번지고 있다. 해당 계약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를 이스라엘 당국이 군·보안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내부 사내 채널 ‘시니어 리더 커넥션’에는 이 기술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목표로 삼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수 제기됐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한 논의가 사내 정책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해당 채널을 폐쇄했다. 이 채널은 경영진과 직원 간 직접적인 소통 창구로 기능해왔지만, 논쟁성 이슈가 불거지자 과감한 폐쇄 조치가 내려진 셈이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가자 지역에서의 기술 사용과 관련해 “현재까지 자사 기술이 사람을 해치거나 직접적인 타격 수단에 사용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공지한 바 있으며, 최근 다시 이 계약에 대한 검토를 예고한 상황이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사태 직후 직원들에게 주 3일 이상 사무실 출근을 의무화하는 방침을 통보했다. 기존에는 전체 근무 시간의 절반까지 원격 근무가 가능했고, 일정 조건에서는 그 이상도 허용됐다. 이는 조직 통제력을 강화하고 원격 근무로 인해 약화된 내부 소통을 정상화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은 기술 기업 내에서 국제 정치와 윤리 문제가 경쟁력과 사회적 책임 사이에서 충돌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향후 비슷한 계약에 대한 내부 반발은 글로벌 ICT 기업에 있어 예상치 못한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향후 대응 방식은 다른 기업들의 내부 정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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