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 업계의 감원 행렬이 좀처럼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24년 한 해 동안 미국에 기반을 둔 테크 기업들에서 해고된 인원은 9만5,000명 이상에 달했으며, 2025년 들어서도 해고는 계속 진행 중이다. 이번 주에도 오라클, 세일즈포스,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를 포함한 다수의 기업들이 새로운 인력 구조조정을 발표하면서 1,000명 이상이 해고되거나 해고 예정 통보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오라클은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 본사를 포함한 5개 도시에서 직원 355명을 줄였고, 시애틀 지역에서도 엔지니어링과 영업 부문에서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다. 구체적인 수치는 명확하지 않지만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사무소에서도 다수의 장기 재직자가 해고됐다는 지역 언론 보도도 나왔다.
세일즈포스는 시애틀과 벨뷰 소재 오피스에서 93명을 줄이는 동시에, 본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에서도 262명의 해고를 예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워싱턴주 리치먼드 본사에서 42명의 직원을 오는 11월 해고할 예정이라고 공식 밝혔다.
크런치베이스의 주간 집계에 따르면 이번 주에만 최소 1,052명의 테크 업계 종사자가 해고됐거나 감원 통보를 받았다. 누적 기준으로 보면, 2022년부터 지금까지 미국 내 테크 해고 규모는 약 38만 명에 육박하며, 이 중 2023년에만 19만 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기업들이 인력을 줄이는 주된 이유는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비용 절감과 현금 보유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특히 팬데믹 기간 중 급격히 확장한 인력 구조가 수요 둔화와 함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아마존, 메타, 구글 모회사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인력을 대상으로 연쇄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 왔다.
이 같은 대기업 외에도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심화된 투자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잇따라 해고에 나서고 있다. 2021년 피크 이후 벤처 투자 규모가 급감하면서, 적자를 감수하던 스타트업들이 연명 전략 차원에서 인력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는 것이다. 자금이 바닥나 파산하거나 문을 닫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2024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인력을 해고한 기업은 인텔로, 1만5,000명 이상을 감축했다. 뒤이어 테슬라 1만4,500명, 시스코 1만150명 순이다. 2023년에는 아마존이 무려 1만6,000명 이상을 해고하며 전체 수치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테크 업계에서 감원 압박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벤처 캐피털 시장이 자금을 다시 풀고 기술 기업의 실적 개선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특히 시드 및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추가 감원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