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사업 확대에 힘입어 실적과 주가가 폭등하면서, 공동창업자인 래리 엘리슨 회장이 글로벌 부자 순위에서 일론 머스크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오라클은 9월 10일(현지시간) 자사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담은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핵심 수치인 ‘잔여 이행 의무’(계약된 매출 중 아직 실행되지 않은 금액)는 4천550억 달러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9% 증가한 규모다. 특히 이 회사는 클라우드 인프라 부문 매출이 올해 77% 늘어난 1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며, 4년 뒤에는 1천4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같은 발표에 힘입어 오라클 주가는 뉴욕 증시에서 하루 만에 41% 넘게 급등해 33년 만에 최대 일일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주식은 341.39달러까지 올랐고, 한때 장중 최고가인 345.72달러를 찍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오라클의 시가총액은 9천690억 달러로 치솟았으며, 지난 1992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였다.
주가 급등은 공동창업자인 래리 엘리슨 회장의 자산 가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엘리슨의 순자산은 이날 오전 기준으로 하루 만에 1천10억 달러가 증가한 3천93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그는 3천850억 달러를 기록한 일론 머스크를 제치고 블룸버그 집계 기준 세계 부호 1위에 올랐다. 다만, 경제지 포브스는 여전히 머스크가 4천360억 달러의 순자산으로 앞서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어 순위에는 시각차가 존재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라클의 실적을 “역사적인 수준”이라며 극찬했다. 도이체방크는 이번 실적을 AI 인프라 시장에서 오라클의 선도적 입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으며, 오라클 주식의 목표가를 33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웰스파고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역시 AI 수요에 대응한 강력한 성장 동력을 확인한 계기라고 평가했다.
AI 기술이 기업 클라우드 수요를 주도하면서 오라클처럼 관련 인프라를 보유한 기업들이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향후에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이 AI 중심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변신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오라클이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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