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Klarna)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성공적인 상장 데뷔를 치르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보다 약 14.6% 급등한 가운데 마감되며 '필수 결제 인프라'로서의 입지를 투자자들에게 각인시켰다.
클라르나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주당 40달러에 약 3,430만 주를 발행했으며, 거래 시작가는 52달러였다. 이후 최고 57달러까지 치솟은 뒤 45.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은 약 170억 달러(약 24조 4,80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온라인 쇼핑 붐 속이던 2021년 클라르나가 456억 달러로 평가받았던 시기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지만, 지금의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상당히 선방한 결과라는 평가다.
2005년 설립된 클라르나는 '후불 결제(Buy Now, Pay Later: BNPL)' 개념을 대중화한 대표 기업이다. 소비자는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한 뒤 최대 4회 분할 결제할 수 있으며, 무이자 모델이 주를 이룬다. 판매자는 선결제를 받을 수 있어 매출 변동 리스크를 줄이고, 소비자는 결제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BNPL 외에도 클라르나는 결제 처리, 분쟁관리, 저장 가치 카드 발급, 예금상품 등 전방위적인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7년부터 스웨덴 내 은행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종합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이번 상장을 위한 준비 과정에서 클라르나는 2024년 연매출이 28억 1,000만 달러(약 4조 500억 원)로 전년 대비 24% 늘었고, 순이익은 2,100만 달러(약 3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으로 클라르나의 총 거래액(GMV)은 1,050억 달러(약 151조 2,000억 원)에 달하며, 전 세계 67만 5,000개 이상의 가맹점이 이 서비스를 통해 결제를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클라르나는 총 41억 9,000만 달러(약 6조 원)에 이르는 자금을 투자 유치를 통해 확보해왔으며, 주요 투자자로는 세쿼이아 캐피털, 실버레이크, 소프트뱅크, 비자, 앤트그룹 등이 있다.
이번 IPO는 피그마(Figma),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Firefly Aerospace) 등 최근 이어진 기술기업 상장 성공 사례들과 맞물려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한동안 침체됐던 뉴욕 IPO 시장에 다시 온기가 감돌고 있으며, 넷스코프(Netskope), 스텁허브(Stubhub) 등의 상장 예고도 연달아 나오고 있다.
분석가들은 클라르나의 상장이 단순한 리스크 회피형 후불 결제 모델을 넘어, 종합 디지털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시장이 인정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IPO 이후 투자자 신뢰를 바탕으로 글로벌 확장과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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