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 개발 스타트업 사이퀀텀이 최근 사상 최대 규모인 10억 달러(약 1조 3천80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본격적인 기술 상용화 경쟁에 불을 지폈다. 이번 자금 확보를 계기로 사이퀀텀은 현재 수백 개 수준에 머물러 있는 큐비트를 100만 개로 대폭 늘린 양자컴퓨터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사이퀀텀은 오는 2028년까지 100만 큐비트 규모의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기존 상용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양자컴퓨터가 수백 개 수준의 큐비트만을 탑재하고 있는 현실에서, 기술적으로나 산업적으로 커다란 도약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큐비트는 양자컴퓨터에서 정보를 저장하고 연산을 수행하는 최소 단위로, 양자 중첩(두 상태가 동시에 존재)과 얽힘 같은 양자역학적 현상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투자에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참여했으며, 반도체 설계 기업 엔비디아의 벤처캐피털 부문도 여기에 가세했다. 이처럼 글로벌 투자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은 양자컴퓨팅이 더 이상 연구실 수준의 기술이 아니라 조만간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차세대 산업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사이퀀텀의 최고과학책임자 피터 섀드볼트는 "100만 큐비트 규모의 양자컴퓨터는 현재 어떤 슈퍼컴퓨터도 접근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신물질 탐색이나 신약 개발과 같은 영역에서 기존 연구보다 훨씬 빠르고 정밀한 분석이 가능하리라는 기대감과 맞닿아 있다.
현재 구글과 IBM은 각각 2030년까지 '실제로 활용 가능한 양자컴퓨터' 개발을 목표로 경쟁 중이다. 이에 비해 사이퀀텀은 훨씬 앞선 2028년을 목표 시점으로 설정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런 일정만큼은 사이퀀텀이 기존 대기업보다 더욱 선제적으로 시장을 리드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글로벌 양자컴퓨터 개발 경쟁은 앞으로 정보기술, 바이오,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 혁신의 물결을 불러올 수 있어 투자자뿐 아니라 각국 정부와 기업의 이해관계가 집중되는 영역이 되고 있다. 향후 개발 성과에 따라 양자컴퓨팅 기술이 실생활과 산업 분야로 급속히 파급될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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