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도 뛰어든 6천억 '넥스트 유니콘' 펀드…AI·딥테크 스타트업 본격 육성

| 연합뉴스

중소벤처기업부가 민간 투자와 협력해 총 6천억 원 규모의 벤처펀드 조성을 확정하면서, 인공지능과 딥테크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특히 이번 펀딩에는 국내 대표 유니콘 기업인 쿠팡이 참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정부는 9월 11일 ‘2025년 모태펀드 2차 정시 출자’ 사업에 참여할 운용사 선정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 사업은 초기 창업 기업부터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유망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성장 단계별로 투자 재원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중기부에 따르면 이번 공모로 총 15개 펀드의 조성이 확정됐고, 이 중에는 창업 초기기업 전용 펀드와 중대형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스케일업 펀드 등이 포함된다.

가장 주목받는 펀드는 쿠팡이 직접 참여하는 스케일업 펀드다. 쿠팡은 모태펀드와 각각 750억 원씩을 출자해 총 1천5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공동 조성하기로 했다. 스케일업 펀드는 일정 성장을 이룬 스타트업이 국내외 시장에서 도약할 수 있도록 후속 투자를 제공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 쿠팡이 국내 벤처투자 생태계에 출자자로 참여한 것은 상징성이 상당하다. 후발 유니콘 기업에게 실질적 성장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조성되는 펀드는 전체적으로 3천100억 원의 정부 재정이 투입되고, 민간 자금을 곁들여 약 6천억 원으로 구성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창업 초기 벤처펀드 9개에 2천600억 원, 쿠팡이 포함된 스케일업 펀드 2개에 3천100억 원, 소규모 창업 초기 기업을 위한 펀드 4개에 201억 원이 각각 배정됐다. 이들 펀드는 빠르면 올 연말까지 결성을 마치고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추진되는 이 펀드 운용의 핵심 목표는 인공지능과 딥테크(Deep-tech, 고난도 기술 기반 산업) 분야에서 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차세대 유니콘 기업을 국내에서 육성하는 것이다. 중기부는 이를 통해 결국 우리나라 벤처 생태계의 글로벌화를 촉진하고, 기술 중심의 신산업 성장을 가속화하려는 목표다.

정부는 이번 사업이 민간과의 협력 성과라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번 운용사 선정 결과가 정부의 정책방향에 민간이 적극 호응한 사례라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혁신 스타트업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정책과 자금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강도 높은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은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향후 해당 펀드의 투자 성과에 따라,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과 유니콘 등극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