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정부와 손잡고 AI 스타트업에 1,500억... '제2의 쿠팡' 키운다

| 연합뉴스

쿠팡이 정부와 협력해 인공지능(AI)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는 스타트업을 집중 지원하기로 하면서, 국내 AI 생태계의 민관 협력 강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를 통해 쿠팡은 ‘제2의 쿠팡’으로 성장할 기업들을 육성하고, 정부는 AI 강국 달성을 위한 기술 기반 기업 생태계 조성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11일 쿠팡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주도하는 '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의 일환인 알파코리아소버린AI펀드에 750억 원을 출자한다고 밝혔다. 해당 펀드는 총 1,500억 원 규모로 조성되며, 쿠팡과 정부의 모태펀드가 각각 절반씩 투자에 참여한다. 이 펀드는 벤처캐피탈 운용사 SBVA가 관리하며, AI 기술 기반의 유망 스타트업과 성장기업 14곳에 평균 100억 원 이상씩 자금을 공급할 예정이다.

쿠팡은 단순한 재정 참여를 넘어, AI 기술 관련 자사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물류 자동화, 고객 맞춤형 서비스, AI 기반 플랫폼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과 기업가치 제고를 돕는 가교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현재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국내 대표 유니콘 기업으로, 2024년 기준 2,100건의 기술 특허를 보유하며 기술 확장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올해 초 쿠팡은 글로벌 특허 분석기관 ‘렉시스넥시스’가 발표한 ‘글로벌 100대 혁신기업’ 명단에 메타, 알파벳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이는 쿠팡이 R&D 투자를 통해 원천 기술을 확보해 왔으며,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과 혁신성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로 풀이된다. 실제로 2019년 기준 160건에 불과했던 쿠팡의 기술 특허는 불과 5년 만에 13배 이상 늘어난 상태다.

쿠팡 측은 앞으로도 데이터센터 구축 등 기반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AI 기술을 통해 물류 효율성을 높이고,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장치다.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는 “이번 투자 결정은 쿠팡이 국내 1호 유니콘 기업으로서 정부의 AI 산업 육성 기조에 부응하고, 제2의 쿠팡을 탄생시키기 위한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대한민국의 AI 중심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과 민간-정부 간 산업 협력 모델의 본보기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쿠팡의 모델을 벤치마킹한 대기업들의 투자 참여가 확산되면, 국내 AI 산업의 질적 성장과 함께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도 우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