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클라우드 실적 호재에도 주가 조정…1조 달러 문턱서 숨고르기

| 연합뉴스

클라우드 부문 실적 급증에 힘입어 급등했던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의 주가가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이 이익 실현을 위한 차익 매물 출회로 보고 있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 9월 11일 낮 12시 5분(서부 오전 9시 5분) 기준, 오라클 주가는 전일보다 2.86% 하락한 318.94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1992년 이후 33년 만에 일일 최대 상승률(35.95%)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단기적인 조정 국면으로 해석된다. 특히 당일 장 초반에는 상승세를 보이다가 곧 하락 전환하며 일시적으로 5%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이 같은 변화는 9월 9일 발표된 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반응에서 비롯됐다. 오라클은 클라우드 인프라 부문에서 발생한 ‘잔여 이행 의무(RPO)’가 연간 631조 9천억 원(4,550억 달러) 규모로, 작년 동기 대비 359% 증가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RPO란 고객과 계약된 총 매출 중 아직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은 몫을 의미한다. 이는 시장 예상치(약 1,800억 달러)를 크게 상회하며 투자자들의 기대 심리를 자극했다.

이러한 실적에 힘입어 오라클 시가총액은 일시적으로 1조 달러에 근접했으며, 공동창업자 래리 엘리슨 회장도 장중 기준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주가가 장 마감 전 다소 하락하면서 그의 순자산은 소폭 줄었고, 머스크가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엘리슨 회장의 순자산은 3,830억 달러로, 머스크(3,840억 달러)와는 불과 10억 달러 차이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주가 변동이 실적 발표에 따른 단기적인 반응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오라클의 클라우드 사업이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경쟁사에 비해 후발 주자인 만큼, 지속적인 수익성 확보 여부가 향후 주가 흐름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시장이 클라우드 성장성과 수주 규모의 실질적 이행 여부를 얼마나 신뢰하고 평가하느냐에 따라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오라클의 장기적인 주가 흐름은 지금의 기대감이 실제 실적에 얼마나 충실히 반영되는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