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샵 개발사 어도비의 주가가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3% 이상 상승했다.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과 공격적인 인공지능(AI)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어도비는 3분기 비일회성 주당순이익(EPS)이 5.31달러(약 7만 6,000원)로 월가 예상치인 5.18달러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 또한 전년 동기 대비 11% 늘어난 59억 9,000만 달러(약 8조 6,200억 원)를 기록하며 예상치(59억 1,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순이익도 17억 7,000만 달러(약 2조 5,500억 원)로 전년보다 증가했다.
어도비는 차기 분기 실적 가이던스에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4분기 매출은 60억 8,000만~61억 3,000만 달러(약 8조 7,500억~8조 8,200억 원), 주당순이익은 5.35~5.40달러(약 7만 7,000~7만 8,000원)로 제시해 각각 월가 예상만큼 또는 그 이상을 제시했다.
어도비는 포토샵, 프리미어 프로, 아크로뱃 등으로 대표되는 창작 소프트웨어 명가다. 최근에는 자사 AI 모델 ‘파이어플라이(Firefly)’를 중심으로 생성형 AI 기능을 대폭 확대하면서 매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포토샵 등에 적용된 AI 기반 원클릭 이미지 편집 기능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샨타누 나라옌(Shantanu Narayen) 어도비 최고경영자(CEO)는 “AI 관련 연간 반복 수익(ARR)이 50억 달러(약 7조 2,000억 원)를 넘어섰으며, AI 제품 중심 ‘구독형 ARR’은 연말까지 2억 5,000만 달러(약 3,600억 원)라는 기존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제품 전략, 고객 기반, 시장 실행력 덕분에 FY25 실적 전망치를 추가로 상향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어도비의 AI 전략을 두고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려 왔다. 오펜하이머의 브라이언 슈워츠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AI 투자 수익화가 명확해져야 한다는 투자자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어도비는 2023년 디자인 플랫폼 피그마(Figma) 인수에 실패하며 경쟁력 우려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실적은 어도비가 시장 내 입지를 지키고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핵심 사업인 ‘디지털 미디어’ 부문은 3분기 매출이 12% 증가한 44억 6,000만 달러(약 6조 4,200억 원)였으며, 부문 ARR은 186억 달러(약 26조 8,000억 원)로 집계됐다. 디지털 경험 부문도 매출이 14억 8,000만 달러(약 2조 1,300억 원)로 9% 증가했다.
특히 마케팅 자동화 등의 디지털 경험 도구에 도입한 AI 에이전트가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이 분야 4분기 매출도 13억 9,500만~14억 1,000만 달러(약 2조~2조 300억 원)로 전망된다. 이는 시장 예상(14억 5,100만 달러)을 소폭 상회하는 수치다.
크래프트앤드캐피털의 안젤로 지노 애널리스트는 “어도비의 AI 수익화 흐름이 초기 기대보다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며 “사용자 플랫폼 정착에도 한층 도움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 보수적이었던 어도비의 가이던스를 감안하면 이번 전망 상향은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어도비는 올해 연간 매출 전망치를 기존 235억~236억 달러(약 33조 8,400억~34조 원)에서 236억 5,000만~237억 달러(약 34조 800억~34조 1,300억 원)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205억 8,000만 달러)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다만 주가 측면에서는 아직 회복 여지가 있다. 어도비 주가는 연초 대비 21% 하락한 상태로, 시장의 신뢰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