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김과 볶음, 국 등 다양한 급식 메뉴를 자동으로 조리할 수 있는 다기능 조리 로봇이 부산지역 학교 급식 현장에 처음으로 도입됐다. 부산시교육청은 급식 환경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시범 사업의 일환으로 이 기술을 적용했다.
부산시교육청은 2025년 9월 12일 금정구 금정초등학교에서 조리 로봇 시연회를 열고, 현재 금정초, 남일고, 부산체고 등 3개 학교에 다기능 조리 로봇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석준 교육감과 강무길 시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교육청 관계자 및 로봇 제작사 관계자 약 100명이 참석해 조리 로봇이 실제로 작동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로봇의 전체 시스템은 전기솥과 로봇팔이 하나의 유닛으로 결합된 형태다. 즉, 기존 가열 방식인 전기솥에 정밀한 움직임이 가능한 로봇팔을 덧붙여, 사람이 하는 조리공정을 자동화하는 방식이다. 이 조리 로봇은 튀김, 볶음, 국 끓이기 등 급식 메뉴 조리의 핵심 공정을 모두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총사업비 6억 7천만 원이 투입됐으며, 특히 급식 인원이 많은 대규모 학교, 하루에 두세 끼를 제공하는 학교를 중심으로 우선 도입됐다.
시교육청이 이 같은 기술 도입에 나선 배경에는 조리 종사자들의 노동 강도 문제와 건강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학교 급식실은 뜨거운 증기와 기름 등 위험 요소가 많은 작업 공간이기 때문에, 장시간 반복되는 고강도 조리 업무로 인해 근골격계 질환이나 화상 등의 산업재해 위험이 상존한다. 이에 따라 교육청은 급식 환경의 전반적인 안전성을 개선하려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김석준 교육감은 “로봇 도입은 단지 조리 자동화에 그치지 않는다”며 “학생들에게 더욱 건강한 급식을 제공하고, 동시에 조리실무 종사자들의 근무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미래 교육 환경 조성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향후 조리 로봇 도입 확대와 유지 관리를 위해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급식 기술 혁신은 향후 전국적인 표준 사례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있다. 관련 기술의 상용화 및 가격 안정화가 뒤따른다면, 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각급 학교에서 조리 자동화 시스템의 도입이 확산될 수 있다. 더불어 조리실 환경 개선이 교육복지 향상과 직결되기 때문에, 유사 사례에 대한 다른 시도교육청의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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