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멕스 "BRC-20, 오디널보다 노드에 더 큰 부담…UTXO 169억 건 급증"

| 서도윤 기자

비트코인(BTC) 네트워크에서 BRC-20 토큰과 오디널 이미지가 풀노드 운영 효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비트멕스(BitMEX)의 새로운 리서치 결과가 공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은 용량에도 불구하고 BRC-20 토큰이 네트워크에 미치는 부담은 이미지 기반 오디널보다 크며, 특히 UTXO 집합을 크게 확장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8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오디널 관련 트랜잭션 95.2만 건 중 BRC-20 기반 트랜잭션이 9250만 건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단 270만 건인 이미지 기반 오디널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두 포맷이 차지하는 저장 용량은 모두 약 30GB 수준으로 비슷하지만, 노드 성능에 미치는 영향은 극명하게 차이를 보였다.

비트멕스는 대용량 오디널 이미지가 비용은 크지만 검증 과정에서는 오히려 수월하게 처리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해당 데이터가 Taproot 기능 중 서명 검증이 생략되는 영역에 저장되기 때문으로, 블록 내 공간을 활용하되 UTXO에는 부담을 주지 않는다. 반면, BRC-20은 일반적인 비트코인 트랜잭션처럼 작동하기 때문에 UTXO를 계속 늘리며, 2022년 12월부터 2025년 9월까지 169억 건으로 두 배 급증했다. 이로 인해 특히 프루닝 노드를 사용하는 운영자들이 심각한 부담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데이터를 보면, BRC-20 트랜잭션은 블록 공간 확보를 위해 비트코인 5,000 BTC(약 967억 5,000만 원) 이상을 수수료로 지불하며 네트워크에 기여해왔다. 하지만 동시에 UTXO의 무분별한 증식으로 인해 전체 노드의 처리속도와 효율성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

비트멕스는 3년간 다양한 시나리오를 통해 오디널 이미지가 노드 검증 속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테스트했다. 그 결과, 데이터량이 많을수록 오히려 다운로드와 블록 검증 속도가 향상되는 현상이 일부 조건에서 확인됐다. 실제로 속도 차이 중 약 11%가 대용량 인스크립션 덕분이라는 결과도 도출됐다. 그러나 이는 전체 네트워크 효율을 고려했을 때 단기적인 이점일 뿐, 장기적으로는 핵심 금융 거래를 밀어낼 위험성도 높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한편, 온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도 별도의 보고서를 통해 오디널과 BRC-20 토큰이 기존 비트코인 거래를 대체하지 않고, 오히려 추가적인 데이터·수수료 수익을 블록 내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번 비트멕스 보고서는 하드웨어 성능, 인터넷 속도 등 변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노드가 얻는 효율보다 생태계 관점에서의 비용이 훨씬 더 클 수 있다는 경고를 남겼다. 이에 따라 추가 연구의 필요성과, 네트워크 기본 구조의 재설계 가능성 등에 대한 논의도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