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시총 3조 달러 돌파… AI·클라우드 호재에 기술주 왕좌 노린다

| 연합뉴스

세계 최대 검색 기업인 구글이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돌파하며, 글로벌 주요 기술기업 반열에서 상징적 이정표를 세웠다. 이로써 구글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가치를 3조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린 기업이 됐다.

현지시간 9월 15일, 미국 증시에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는 3.19% 상승한 249.07달러에 거래되며 시가총액 3조8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4년 상장 이후 21년 만에 이룬 기록으로, 기술주 상승세가 뚜렷한 가운데 구글은 그 중심에 있다. 이날 기준으로도 주요 대형 테크 기업 중 구글의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이번 시가총액 급등의 배경에는 최근 미국 법원의 반독점 소송 관련 판결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법무부는 구글이 검색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크롬 브라우저의 매각을 요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워싱턴 DC 연방법원의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9월 2일, 구글이 경쟁사와 일부 데이터를 공유해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사업 분할은 요구하지 않아 구글의 핵심 사업 구조가 유지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판결은 시장에 중요한 시그널을 줬다. 주요 기술 플랫폼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되면서, 검색과 모바일 생태계 전반에서의 수익성 유지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을 덜어주면서 구글 주가를 밀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실제로 해당 판결 이후부터 최근까지 약 20%의 주가 상승이 있었다.

또 다른 상승 요인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부문의 급성장이다. 구글의 2분기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대비 32% 이상 증가했으며, 이는 당초 시장 기대를 웃도는 성적이었다. 여기에는 구글이 자체 개발한 AI 칩과 생성형 AI 모델인 ‘제미나이’에 대한 대규모 기술 투자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AI, 클라우드, 유튜브, 자율주행 등 구글이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인 분야에서 성과가 본격화될 경우 매출원 다변화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더는 ‘검색 기업’에만 머무르지 않는 종합 테크 기업으로 시장의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는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와 연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