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티맵의 고객 정보를 훔쳤다고 주장한 해커가 실제로는 유명 해커 집단을 모방한 인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피해를 주장한 해커 측의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되자, SK텔레콤은 즉각 해명을 내놓고 경찰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사건은 최근 텔레그램을 통해 ‘스캐터 랩서스$ 헌터스 5.0’과 ‘6.0’이라는 이름의 채널 운영자가 SK텔레콤 이용자의 개인정보 100기가바이트 상당을 확보했다며 이를 1만 달러(약 1천386만 원)에 판매하겠다고 밝히면서 촉발됐다. 하지만 이들의 채널 구독자는 200명 남짓에 불과해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유명 해킹 그룹 ‘스캐터 랩서스$’는 자사 공식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직접 입장을 내고, 이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우리는 올해 초 SK텔레콤을 해킹한 적이 없다”면서, 해킹 사실을 주장한 채널 운영자는 자신들의 활동을 흉내 낸 제3자라고 지적했다. 실제 스캐터 랩서스$의 채널은 ‘헌터스 4.0’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구독자 수는 5만 3천여 명에 달한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해커가 공개한 샘플 데이터와 관련 화면이 자사 정보와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해당 자료에 등장하는 웹사이트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데다 FTP(파일 전송 프로토콜) 화면 등도 조작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허위 정보 유포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경찰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을 통해 소비자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금 부각됐다. 불특정 다수가 접근 가능한 텔레그램이나 다크웹을 활용한 허위 공격 사례가 늘어나면서, 실제 해킹 여부와 별개로 기업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에 미치는 파장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사이버 보안에 대한 기업의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하는 필요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자극적인 해킹 주장과 이를 이용한 금전 거래 시도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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