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워치 창업자, AI 보안 스타트업에 1천억 통큰 투자…에어리아 '자율 AI' 강화 시동

| 김민준 기자

사이버보안 스타트업 에어리아(Airia)가 공동 창업자에게서 100만 달러(약 144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AI 기반 보안 플랫폼 고도화에 시동을 걸었다. 이번 투자는 외부 투자사가 아닌 에어리아 공동 창업자인 존 마셜(John Marshall)이 전액을 출자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그는 5,000만 달러를 선투자하고, 나머지 5,000만 달러도 추가로 투입하겠다고 약속하며 기업 AI 보안 구축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마셜은 과거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 스타트업 에어워치(AirWatch)를 공동 창업해 VMware에 15억 4,000만 달러에 매각한 경력을 갖춘 창업가다. 그는 AI의 확산 속에 AI 기반 시스템의 보안과 통제가 기업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고 판단, 직접 자금을 넣고 에어리아의 성장 전략을 진두지휘하겠다는 입장이다.

에어리아는 현재 ‘에이전틱 AI(agentic AI)’ 환경을 위한 차세대 보안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이 플랫폼은 AI 에이전트들이 인간의 개입 없이도 자동 작업을 수행하는 환경에서, 민감 정보에 대한 적절한 권한 통제와 프라이버시 보호, 컴플라이언스를 보장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를 위해 모델 종류에 관계없이 유연하게 연동되는 보안 프레임워크를 탑재했으며, AI 방화벽, 역할 기반 권한 관리, 그리고 정교한 감사 로그 추적 시스템 등을 갖췄다.

플랫폼 기능은 데이터 암호화를 기본으로 하며, 인증되지 않은 접근 요청은 자동 차단된다. AI 에이전트의 활동은 모두 기록돼 조직은 이를 기반으로 이상 행위나 위협 신호를 능동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에어리아의 신임 CEO로는 기존 사장이었던 케빈 킬리(Kevin Kiley)가 선임됐다. 공동 창업자이자 전 CEO인 에드워드 나스는 퇴임하고, 마셜은 회장직을 맡아 전략 운영을 직접 총괄한다. 킬리는 새로운 수장을 맞은 에어리아가 규제 대응과 보안 통합의 복잡성을 해결하면서, AI 도입을 원하는 글로벌 기업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오는 2028년까지 기업의 일상적 의사결정 중 약 15%가 자율적인 AI 시스템에 의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에어리아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신뢰 기반의 AI 거버넌스를 제공해, 기업들이 안심하고 AI를 도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전략이다.

IDC의 애널리스트 캐시 랭(Kathy Lange) 역시 “AI 시스템 도입이 기업 성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떠오른 지금, 에어리아 같은 플랫폼은 유연한 모델 연결성과 적응형 보안성, 운영 투명성을 확보해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2024년 설립된 에어리아는 1년여 만에 전 세계 300곳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했고, 싱가포르, 런던, 두바이, 멜버른, 소피아, 방갈로르 등 글로벌 주요 도시에도 거점을 마련하며 150여 명 규모로 조직을 키웠다. 기술 전문성과 초기 성장 속도를 감안할 때, 에어리아는 AI 보안 시장에서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