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외국인 위한 한국 여행 플랫폼 강화…구글 지도에 도전장

| 연합뉴스

네이버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맞춤 한국 여행 콘텐츠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지도 서비스 기업과의 경쟁 구도가 더 뚜렷해지고 있다. 네이버는 9월 17일, 한국관광공사와 손잡고 외국인 대상 ‘비로컬(Be Local)’ 캠페인의 두 번째 시즌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비로컬 캠페인은 외국어 설정 사용자를 위한 여행 정보 제공 프로젝트로, 단순한 유명 관광지를 넘어 현지인이 자주 찾는 인기 장소(일명 '핫플레이스')와 체험 활동을 소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 시즌에서는 음식점과 카페, 문화공간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고속버스와 렌터카 같은 교통 편의 서비스에 대한 할인 혜택도 포함됐다. 서울뿐 아니라 올해 국제 행사가 열리는 부산과 경주시도 대상 지역에 포함됐다.

앞서 네이버는 상반기부터 네이버지도 앱을 외국어로 설정한 사용자에게 지역 맛집과 관광 정보를 추천하는 비로컬 1차 캠페인을 운영했다. 당시 구체적인 참여 혜택보다는 콘텐츠 중심의 안내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실질적인 가격 혜택을 제공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체감 만족도를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서비스 강화는 단순한 관광 안내 차원을 넘어 글로벌 지도 플랫폼 시장, 특히 구글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 나온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최근 구글은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한국 외부로 반출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한국 정부에 다시 요청했다. 이와 같은 움직임 속에서 네이버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별도의 서비스층을 구축하는 것은 자사 지도서비스 강화와 차별화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네이버와 한국관광공사 양측은 “한국 여행에 대한 실제 정보와 혜택을 제공해 만족도 높은 방한 관광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장소를 중심으로 구성된 콘텐츠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로컬처럼 여행하기’라는 신선한 경험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글로벌 플랫폼 간 지도 정보 전쟁이 격화되는 흐름 속에서, 국내 서비스의 독립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모색하는 전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향후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디지털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이와 같은 시도가 한국의 관광산업과 정보기술(IT) 산업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