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 참석한 한국 정부 대표단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원자력 기술 혁신과 안전성 강화 방안을 제시하면서, 향후 글로벌 원자력 협력의 주도적 역할을 예고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구혁채 제1차관은 9월 16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69차 IAEA 총회 연설에서 차세대 원자력 기술 개발과 인공지능(AI)의 연계를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국이 국가 차원의 인공지능 대전환을 추진 중이며, 원자력 분야에서도 설계부터 운영, 안전 관리까지 전 과정에 AI와 로봇, 디지털트윈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다양한 차세대 원자로 기술의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해왔다. 대표 사례로는 한국형 소형모듈원자로 ‘스마트’,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아이에스엠알(i-SMR)'을 비롯해 소듐냉각고속로(SFR), 고온가스로(HTGR), 용융염원자로(MSR) 등이 있다. 이는 기존의 대형 원전 대비 보다 안전하고 유연한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에너지 전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은 이 같은 기술 진보에 맞춰 현실적인 규제 체계도 함께 정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구 차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한반도뿐 아니라 국제 비확산 체계 전체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언급하며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아울러 최근 국제원자력기구와 이란 간 도출된 핵합의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히고, 우크라이나 원전 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의 뜻을 전하는 등 국제 현안에 대한 입장도 자세히 설명했다.
한편, 구 차관은 총회 기간 중 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을 비롯한 미국·영국 등 주요국 대표들과 개별 면담을 갖고,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융합, 연구용원자로 등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한국은 특히 이동이 가능한 전자빔 입자가속 프로젝트에 핵심 기여국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해당 기술은 식품 안전 개선, 문화재 보존 등 다양한 사회적 현안 해결에 활용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과기정통부는 구 차관이 한국 기술 전시행사에 국제원자력기구 고위 인사들을 초청해 국내 연구로 기술의 우수성을 홍보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내년 10월에는 IAEA 원자력 장관회의가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관련국의 활발한 참여를 요청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원자력 기술의 평화적 이용을 넘어 인공지능과 융합한 미래 에너지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기술적 신뢰도와 외교적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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