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도체 업종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반등 폭이 삼성전자를 웃도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배경으로 QLC(쿼드러플 레벨 셀) 기술의 빠른 도입과 생산 비중 확대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QLC는 하나의 낸드 플래시 셀에 4비트 정보를 저장하는 기술로, 동일 면적에서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 비용 대비 저장 효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장점은 특히 인공지능(AI) 기반 추론 작업이나 데이터 저장이 중요한 환경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용도로 쓰이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의 공급이 제한되며, 대체재로 QLC 기반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LS증권은 9월 1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QLC 시장 확대의 수혜를 가장 빠르게 받고 있는 업체로 SK하이닉스를 지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였던 '솔리다임'을 중심으로 QLC 제품군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으며, 2025년 QLC 비중이 전체 낸드 제품의 51%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기술적인 수율(양품 비율) 문제로 인해 QLC 도입이 상대적으로 더디고, 같은 기준으로 내년 비중은 6%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최근 321단 2테라비트(Tb) QLC 낸드 플래시의 개발을 마치고, 양산에 들어갔다고 8월 25일 공식 발표했다. 반도체 낸드는 저장 용량과 생산 효율이 늘어날수록 경쟁력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에, 이번 321단 제품 양산은 고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시장 공략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QLC는 저장 밀도가 높은 만큼 쓰기 횟수와 내구성 측면에서 기술적 제약도 따른다. 이에 대한 보완 기술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생산 단가와 데이터 읽기 위주의 활용성에 기반해, 데이터센터 등 특정 시장에서는 오히려 QLC가 크게 각광받는 상황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고성능 데이터 처리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QLC를 선도하는 업체들의 성장이 더욱 두드러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상대적으로 빠르게 기술 전환에 성공한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업종 내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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