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타고 우주로… 삼성반도체 실은 '검증위성 1호' 11월 출격

| 연합뉴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공동 개발한 우주검증위성 1호가 제작을 마치고, 11월 누리호 4차 발사를 통해 고도 600km 상공에 진입할 예정이다. 우주 산업의 자립도를 높이고 핵심 부품의 국산화를 검증하기 위한 이 위성은 국내 기술력 시험 무대로 활용된다.

이번에 제작이 완료된 우주검증위성 1호(E3T-1)는 국산 전자소자와 반도체 부품의 성능과 내우주성을 실증하는 플랫폼으로 개발됐다.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총 120억 원이 투입되는 장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2U 크기의 큐브위성 기반 위성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국산 부품을 탑재해 우주 환경에서 검증하게 된다. 1U는 가로, 세로, 높이가 각 10cm인 큐브 형태를 의미한다.

이번 1호 위성에는 삼성전자의 D램과 낸드플래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ADC/DAC 주문형 반도체(ASIC), 엠아이디의 SRAM 등 국내에서 개발된 핵심 반도체가 탑재됐다. 위성 본체의 경우 4U 용량으로 스타트업인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가 항우연과 협력해 제작했으며, 앞으로 발사될 2호, 3호에도 동일한 플랫폼이 사용될 예정이다.

우주검증위성 2호와 3호는 앞으로 누리호 5차와 6차 발사에 각각 탑재돼 순차적으로 우주로 향한다. 2호에는 SK하이닉스의 D램과 UFS 저장장치, KAIST의 자세제어 시스템, 그리고 국내 우주 신생기업들이 개발한 정밀 미러, 반작용휠, 전기추력기용 핵심 구성품 등도 포함된다. 3호에 들어갈 탑재체는 내년 초 공모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우주항공청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국산 부품의 우주 활용 이력을 확보하고, 국내 위성 제조 생태계의 기술 자립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주항공산업국을 맡고 있는 한창헌 국장은 국산 소자 부품의 기술력 확보와 실증 기회 확대가 궁극적으로 첨단위성 독자 개발의 밑거름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추진은 국내 우주산업의 기술 성숙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주 부품·소재 분야에서 국산화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민간 기업의 우주 진출을 촉진하는 마중물 역할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