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석 없는 자율주행버스, 제주 관광버스 혁신의 첫발 내딛다

| 연합뉴스

운전석이 없는 자율주행버스가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서 실제 도로 운행을 시작하면서,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를 향한 본격적인 한 걸음을 내디뎠다.

제주도는 9월 19일 성산읍 광치기해변 공영주차장에서 레벨4 수준의 관광형 자율주행버스 ‘일출봉 GO!’의 시승식을 열고, 새롭게 조성된 자율주행 노선의 시범 운행을 공식 발표했다. 자율주행 레벨4는 운전자의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주행 상황을 판단하고 조작하는 고도화된 단계로, 사실상 ‘완전 자율주행’에 가까운 기술력을 의미한다.

‘일출봉 GO!’는 운전석과 조작장치(핸들, 페달)가 완전히 없는 구조로 설계돼 차량 내에는 안전관리자와 승객만 탑승한다. 이 차량은 지정된 노선을 따라 주행하며 최고 시속은 40킬로미터로 유지된다. 시범 운행은 9월 22일부터 12월 19일까지 주중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6회 운영되며, 광치기해변에서 섭지코지, 신양해수욕장, 성산일출봉을 연결하는 왕복 9.3킬로미터 구간에서 이뤄진다. 좌석제로만 운영되며, 8명까지 예약 탑승이 가능하다.

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민간 기업은 롯데이노베이트다. 자율주행버스의 시승과 예약은 모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며, QR코드 스캔 또는 공식 예약 사이트에 접속해 이용 가능한 일자 및 시간대를 선택할 수 있다. 탑승은 무료이며, 만 13세 미만의 아동은 보호자 동반 시에만 이용할 수 있다. 예약 없이도 여유 좌석이 있을 경우 현장에서 바로 탑승할 수 있다.

제주도는 이번 자율주행버스 운행이 관광객과 도민 모두에게 최첨단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자동차 통행이 많은 성산일대에서 렌터카 의존도를 낮추고 도로 정체 및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관광지 중심으로 복잡하게 얽힌 도로망에 효율적인 교통수단을 도입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관광 환경 조성의 기틀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을 공공 서비스에 접목한 이번 사례는 국내 관광지 중심의 스마트 교통 인프라 확산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실험으로 볼 수 있다. 향후 실제 운행 데이터와 이용자 반응에 따라 도입 지역이 확대되거나 상업적 모델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자율주행차 시장 전반에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