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자율주행 스타트업 웨이브에 5억 달러 투자 검토…AI 확장 가속

| 김민준 기자

엔비디아(NVDA)가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웨이브(Wayve)에 최대 5억 달러(약 72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데이터센터 하드웨어 기업 엔파브리카(Enfabrica)와의 9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 규모 인수 계약 직후 전해진 소식으로, 엔비디아가 AI 생태계 전반에서 얼마나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웨이브는 차량 센서와 GPS 데이터를 단일 신경망으로 통합해 판단을 내리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AI 드라이버(AI Driver)를 개발 중으로, 기존 다중 AI 모델 기반 접근 방식과 차별화된다. 현재는 엔비디아의 차량용 시스템-온-칩 'AGX 토르(Thor)'에 최적화된 차세대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으며,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레벨4 자율주행은 특정 조건 하에 운전자의 개입 없이 차량이 독립적으로 주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엔비디아는 웨이브와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차기 자금 조달 라운드에 포함되는 형태로 최대 5억 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사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엔비디아는 웨이브가 지난해 마감한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5,1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C 라운드에도 참여한 바 있다.

이번 웨이브 투자 협의는 엔비디아가 영국의 AI 스타트업 생태계에 20억 파운드(약 2조 7,000억 원)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날 공개됐다. 이 투자 계획은 현지의 벤처캐피털들과 협력해 자본 제공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인프라까지 지원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같은날 엔비디아는 엔파브리카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로찬 산카르(Rochan Sankar)와 핵심 인력을 영입하고, 이들의 기술을 라이선스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파브리카는 AI 클러스터를 위한 네트워크 칩 'ACF-S’ 및 메모리 전용 장치 ‘EMFASYS’를 보유한 기업으로, 해당 기술은 그래픽카드 간의 데이터 전송 지연을 줄이고, 고성능 AI 연산에 최적화된 메모리 접근 환경을 제공한다.

엔비디아는 엔파브리카 인수에 현금 및 주식으로 9억 달러 이상을 투입했으며, 거래는 최근 완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일련의 투자와 인수는 하나의 공통된 메시지를 전달한다. AI 시대의 산업 지형이 급변하는 가운데, 엔비디아는 칩부터 소프트웨어, 인력, 인프라까지 포괄적인 주도권 확보를 위해 전방위적 확장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