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ORCL) 주가가 메타플랫폼(META)과의 대규모 클라우드 계약 가능성이 보도되면서 하루 만에 4% 급등했다. 이번 협상이 성사될 경우 계약 규모는 200억 달러(약 28조 8,000억 원)를 넘을 것으로 알려져 업계는 물론 월가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플랫폼은 오라클로부터 AI 훈련 및 추론 작업용 클라우드 인프라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아직 협상 중이나, 거래 규모는 클라우드 산업 역사상 최대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협상이 오픈AI와 오라클 간 체결된 4.5GW(기가와트) 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협정에 이은 초대형 협력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오픈AI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오라클 인프라에서 총 200만 개 이상의 AI 전용 칩을 운영할 계획이다. 해당 협력은 향후 5년간 3,000억 달러(약 432조 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한 바 있다. 이 같은 거대 기술 기업들의 AI 수요 급증은 오라클의 클라우드 수익 성장을 견인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주가는 80% 이상 상승했다.
오라클은 AI 클러스터 확장을 위해 설계된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 OCI를 지속적으로 강화 중이다. 현재 해당 플랫폼은 최대 10만 개 이상의 엔비디아(GPU) 장비를 기반으로 하는 AI 전용 클러스터를 제공하고 있으며, 네트워크 효율성을 높이는 SHARP 기술도 적용돼 있다. 다만 메타는 오라클과의 계약 성사 시 일부 엔비디아 반도체를 자사 설계 칩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메타는 자체 개발한 첫 AI 훈련 칩을 올 3월 시험 가동했으며, 'MTIA'로 불리는 이 추론 가속기를 추천 알고리즘 등에 우선 투입할 계획이다. 이처럼 기술 대기업들의 클라우드 전략이 단순 고객-공급자 관계를 넘어 맞춤형 칩, 인프라 공동 설계 등 복합적인 파트너십으로 진화하는 양상이다.
또 다른 정보에 따르면 메타는 이번 협상을 포함해 수천억 달러를 들여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프로메테우스(Prometheus)’와 ‘하이페리온(Hyperion)’으로 이름 붙여진 초기 클러스터만 각각 수 기가와트의 전력을 필요로 하는 대규모 설비가 될 전망이다.
오라클은 이와 같은 AI 인프라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설비 투자 계획을 전년 대비 65% 증가한 350억 달러(약 50조 4,000억 원)로 상향 조정했다. 이번 메타와의 계약이 성사될 경우, 오라클의 클라우드 강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