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파워, 2억 달러 투자 유치… AI·데이터센터 전력 혁신 앞당긴다

| 김민준 기자

실리콘밸리의 반도체 스타트업 엠파워 세미컨덕터(Empower Semiconductor)가 새로운 전원 관리 칩 기술을 앞세워 140만 달러(약 201억 6,000만 원) 이상의 시리즈 D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는 미국 피델리티를 필두로 알파벳(GOOGL)의 벤처 부문 캐피털G와 왈든 캐털리스트, 아트레이디스 매니지먼트, 아부다비투자청(ADIA)의 자회사 등 유수의 글로벌 투자기관들이 참여해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엠파워는 서버용 전원 관리칩, 즉 구성 요소에 전력을 분산시키는 집적회로(IC)의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한다. 일반적인 전원 관리 모듈은 다양한 외부 부품이 필요하여 메인보드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만, 엠파워의 신형 칩은 모듈 내부에 전압 조정 기능을 통합한 ‘집적 전압 조절기(IVR)’로 설계돼 크기는 기존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고 전력 효율은 오히려 증가시켰다.

특히 엠파워는 자사의 IVR 칩이 ‘동적 전압 스케일링(DVS)’을 경쟁 기술보다 100배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서버 프로세서는 처리하는 작업에 따라 에너지 수요가 변동되는데, DVS는 이 변화를 감지해 전력 공급을 줄임으로써 낭비를 막는 시스템이다. 속도가 빠를수록 소비 전력을 더 많이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엠파워의 기술은 데이터 센터의 전력 효율과 관련해 중요한 경쟁력이 된다.

또한 회생 전력의 저장과 방출을 담당하는 소형 커패시터 제품군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엠파워는 독자 개발한 실리콘 기반 커패시터 ‘ECAP’이 세계에서 가장 얇은 제품이며, 칩 디자인을 최소화하고 부품 수를 최대 40%까지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엠파워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 팀 필립스(Tim Phillips)는 “우리는 향후 수 개 분기 안에 인공지능 시장을 획기적으로 바꿔 놓을 준비가 되어 있다”며 “우리 기술은 데이터 센터에 적용돼 AI 플랫폼의 수율을 높이고 수 기가와트에 이르는 에너지 절감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를 포함해 엠파워가 지금까지 유치한 외부 자본은 총 2억 달러(약 2,880억 원)를 넘어서며, 새로운 폼팩터 전원 관리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다지는 기반이 되고 있다. AI 시대의 전력 효율성과 시공간 최적화가 점점 중요해지는 가운데, 엠파워의 기술은 차세대 서버 및 프로세서 설계의 변화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