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기술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급증에 힘입어 실적과 주가 모두에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회사의 미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KB증권은 9월 23일, 삼성전자의 메모리 공급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목표 주가를 기존 9만 원에서 11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번 리포트에서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하반기 영업이익이 20조 8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33% 증가한 수치이며, 지난 2021년 하반기 이후 4년 만에 최대 실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반도체의 전통적인 수요처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신기술 분야에서 DRAM 및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이 실적 개선의 주된 배경이다.
특히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용 칩셋 ‘루빈’에 탑재될 고성능 메모리 HBM4에서 삼성전자 제품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삼성은 경쟁사 대비 높은 성능의 제품을 제공하고 있어,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생산 물량과 기술 사양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 HBM3E 12단 제품 공급을 가시화한 상황이며, 향후 HBM4의 신규 공급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받는 제품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마존, 구글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삼성의 메모리를 채택하는 규모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기적인 실적 향상은 물론, 장기적인 수익 기반 강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전망 조정에 따라 KB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기존보다 9.7% 상승한 32조 2천130억 원으로 재추산했으며, 내년 영업이익 역시 기존 41조 1천310억 원에서 53조 4천510억 원으로 무려 30% 상향 조정했다. 공급 능력 확대에는 한계가 있지만, 시장 수요 다양화와 HBM 제품의 초점 이동이 실적 개선의 동력이 될 것으로 본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업황 반등과 함께 AI 서버 중심의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심화되고 있어, 삼성전자는 수익성과 시장 지위 모두에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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