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140조 투자에 전력株 급등…HD현대일렉트릭, 52주 신고가

| 연합뉴스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을 위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관련 산업과 연관된 전력기기 종목들이 국내 증시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오전 한국증시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과 LS일렉트릭, 제일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 주요 전력설비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의 주가는 이날 오전 9시 5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5.64% 오른 61만 8천 원에 거래됐으며, 장 초반에는 62만 4천 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주가 급등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오픈AI와 함께 1천억 달러(약 140조 원)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자사의 첨단 AI 칩을 활용해 오픈AI의 언어모델 연산과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10기가와트(GW)급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참고로 10GW는 국내 원자력발전소 약 10기에 해당하는 전력량으로, 공공·산업용 전력수요 변화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규모다.

이처럼 AI 전용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연산과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 설비로, 전력공급 장비와 관련 인프라의 수요를 빠르게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초고압 변압기, 리액터(전류 안정화 장치)와 같은 전문 전력기기의 수요 증가가 예고되면서 이 부문 기업들의 주가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의 경우 최근에도 별도의 호재가 있었다. 회사는 미국으로부터 2천778억 원 규모의 765킬로볼트(kV) 초고압 변압기와 리액터 24대 공급 계약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는 자체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이어지며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글로벌 IT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 여부에 따라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AI 기술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전력 인프라 산업 전반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어, 국내 전력기기 제조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