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자사 대표 메신저 앱 '카카오톡'을 출시 15년 만에 대대적으로 개편하며 인공지능(AI) 기반의 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번 개편을 통해 메신저 역할을 넘어, 다양한 생활 영역에서 AI와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멀티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월 23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린 '이프 카카오 2025' 행사에서 카카오는 오는 4분기 중 적용될 카카오톡 리뉴얼 내용을 공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카카오톡 내에 챗GPT 기능이 본격적으로 탑재된 점이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오픈AI의 최신 언어 모델인 GPT-5를 채팅 탭 상단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으며, 인터넷 검색, 이미지 생성, 파일 업로드 같이 기존 챗GPT가 지원하던 기능을 카카오톡에서도 끊김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은 단지 AI 챗봇을 붙이는 수준을 넘어선다. 예를 들어, ‘드라이브 때 듣기 좋은 음악’을 챗GPT에 입력하면, 별도로 앱을 전환하지 않고도 멜론과 같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바로 실행해 원하는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이는 '카카오 에이전트'라고 불리는 중개 플랫폼을 통해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를 AI 엔진과 연결한 결과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자사 앱 생태계의 허브 역할을 카카오톡이 수행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메신저 기능도 대대적으로 손봤다. 새롭게 도입된 채팅방 폴더 기능을 통해 이용자는 친구, 직장, 가족 등 관계 중심으로 대화를 분류할 수 있으며, 안읽은 메시지를 하단에서 미리 볼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최근에는 메시지 삭제 시간을 24시간으로 늘린 데 이어, 메시지 수정 기능까지 지원하게 됐다. 이처럼 카카오는 '대화' 자체의 편의성을 강화하며 사용자 경험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는 입장이다.
AI 기술을 활용한 ‘카나나’ 기능은 더욱 능동적인 서비스 접근을 가능케 한다. 이용자 행동을 파악한 AI가 먼저 메시지를 보내 스케줄 관리, 정보 안내, 예약 지원 등을 제안하는 식이다. ‘온디바이스 AI’ 방식으로 설계된 이 기능은 기기에서 직접 실행돼 개인정보 보안 측면에서도 이점을 가진다. 카나나 모델은 대화 중 검색 결과를 AI가 공유하거나, 보이스톡 내용을 요약해주는 기능 등과도 연계된다.
이번 개편은 메신저를 넘어 일종의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기능 확대도 모색하고 있다. 기존 오픈채팅탭은 ‘지금탭’으로 바뀌며, 숏폼 영상 콘텐츠를 공유하고 실시간 채팅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친구탭에는 피드형 인터페이스가 적용돼 프로필 변경 사항 등을 타임라인 방식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개인정보 노출 우려에 따라 내가 친구로 등록한 사람만 내 게시물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새롭게 추가됐다.
이번 개편은 카카오톡이 단순한 메신저 앱에서 벗어나 AI와 콘텐츠 소비, 일상 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중심 허브 역할을 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앞으로도 사용자 요구에 기반한 맞춤형 AI 경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국내 메신저 시장뿐 아니라 AI 기반 플랫폼 경쟁 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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