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소프트웨어 분야의 거대 기업 오라클이 최고경영자 교체를 전격 단행했다.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인프라 사업에서 이룬 최근의 급격한 성장세를 반영해, 당초 계획보다 앞당긴 승계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9월 22일, 오라클은 클레이 마구어크와 마이크 시실리아 두 임원을 공동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6월까지 각각 사장 직함을 맡고 있었으며, 원래는 1~2년 뒤 경영을 맡을 예정이었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권한이 넘어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선제적 인사가 향후의 대대적인 사업 확장 전략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결정은 오라클이 클라우드 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넓히며 주가가 급등한 상황과 맞물려 있다. 올해 들어 오라클 주가는 두 배 가까이 뛰었으며, 특히 오픈AI와의 대규모 클라우드 계약 체결 소식이 전해진 날은 주가가 하루 만에 36%나 상승했다. 이는 1992년 이후 가장 큰 단일일 상승폭으로 기록됐다. 또한, 미국 젊은 층에 인기 있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주요 고객으로 계속 확보하는 일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새 경영진에게는 막중한 과제가 주어진다. 마구어크와 시실리아는 AI 관련 인프라 구축 계약을 이행하는 동시에, 오라클이 기존에 강점을 보여온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분야도 견실하게 유지해야 한다. 이와 함께 회사의 다양한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영역에 인공지능 기능을 통합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더불어 마구어크에게 3천480억 원 규모, 시실리아에게 1천390억 원 규모의 주식 보상이 제공된 것은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의 핵심 인물로 마구어크가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인사로 오라클의 기존 CEO였던 사프라 캐츠는 이사회 부의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는 새로운 리더십에 대해 “회사가 매우 좋은 흐름을 보이는 지금이야말로 안전한 전환의 시점”이라며,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이 기술적 조언자로서 회사의 큰 그림을 계속 이끌 것임을 강조했다.
이번 경영진 세대교체는 단순한 인사 조치를 넘어 클라우드 중심 기업으로의 전환을 명확히 하려는 전략적 선언으로 볼 수 있다. 오라클이 AI와 클라우드 중심의 신규 수익모델을 안정적으로 안착시킨다면, 향후 기업가치 재평가와 기술기업 간 경쟁 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