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첫 완전 자율주행 버스 달린다…핸들도 운전석도 없다

| 연합뉴스

서울 도심 청계천 일대에 운전석조차 없는 완전 자율주행 셔틀버스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 기술로 구현된 이 버스는 실제 차량 통행이 많은 환경에서 정식 운행을 시작하면서,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서울시는 2025년 9월 23일, 청계광장에서 청계5가를 순환하는 4.8km 노선에 자율주행 셔틀 ‘청계A01’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이 차량은 운전자석, 핸들, 브레이크 페달 등 기본 조작 장치를 아예 갖추지 않은 점이 특징이다. 차량 내부에는 시험 운행 상황에 대비한 안전요원이 동승하지만, 직접 운전에는 개입하지 않는다. 이 셔틀은 자율주행 전문 스타트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개발한 ‘ROii’ 모델로, 센서 기반 기술을 통해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해 스스로 주행한다.

청계A01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하루 11회, 약 3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청계광장, 세운상가, 광장시장 등 총 11개 정류장에 정차하며, 승객은 교통카드로 승차 기록만 하면 무료로 탑승할 수 있다. 버스에는 라이다(빛을 이용한 거리 측정 센서) 4개, 레이더 센서 5개, 카메라 센서 8개가 장착돼 차량, 보행자, 오토바이 등을 구분하고 돌발 상황에 신속히 반응하도록 설계됐다.

다만 실제 운행 환경에선 완전 자율주행의 어려움도 드러났다. 특히 광장시장 인근 구간은 불법 주·정차 차량과 보행자가 많아 자주 갑작스러운 정지가 발생했고, 좁은 도로 폭으로 인해 속도를 충분히 내기 어려운 상황도 빈번했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법규상 자율주행 운행이 금지돼 안전요원이 직접 수동 운전을 해야 했다. 이런 제약은 기술적인 문제라기보다는 도시 인프라와 관련된 구조적인 한계로 보인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측은 앞으로 운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승차감과 주행속도,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또한 이 같은 시험 운행을 통해 향후 도심 혼잡 지역에서의 자율주행 교통 체계가 실제로 적용 가능한지를 다각도로 검증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청계A01 운행은 국내 자율주행 기술의 성능을 실제 도시 환경에 접목해 본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러한 시험 운행이 지속되면, 향후 자율주행 기반 대중교통이 본격화해 교통 서비스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제도적 뒷받침과 운행환경 개선이 병행되지 않으면 상용화를 앞당기기엔 현실적 한계가 뚜렷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