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나, AI팀메이트 출시…'완전 자동화' 아닌 '협업 진화'를 택했다

| 김민준 기자

워크 매니지먼트 플랫폼 ‘아사나(Asana Inc.)’가 1년 이상의 개발 기간을 거친 인공지능 기반 업무 파트너 ‘AI 팀메이트(Teammates)’를 베타 버전으로 출시했다. 이번 신기능은 단순 자동화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기업 내 협업 강화를 목표로 하며, AI를 통해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을 추구한다.

아사나는 AI 팀메이트가 직원들의 업무 흐름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기억해 지속적으로 진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강조한다. 방대한 맥락 정보를 토대로 사용자 요청의 본질을 파악해 적절한 업무를 직접 수행하거나, 직원들과 긴밀히 협력하는 방식으로 문제 해결을 돕는다. 특히 사람처럼 대화하며 일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적절한 업무 흐름을 생성하거나 반복적인 일을 대체해준다.

아사나의 댄 로저스 CEO는 “업계 전반이 AI를 통해 업무를 자동화하려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진정한 해답은 협업에 있다”며 “완전한 자율은 잘못된 목표”라고 지적했다. 실제 카네기멜론대가 최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시중에 배포된 AI 에이전트 중 70%는 기본 업무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AI 솔루션들이 방대한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탐색하며 맥락을 확보해야 하는 반면, 아사나는 자체 개발한 ‘워크 그래프(Work Graph)’를 AI 팀메이트의 기반으로 삼는다. 이 데이터 모델은 조직 내 모든 팀과 워크플로우 간의 관계를 기록하고 이를 AI에게 전달해 보다 유기적이고 정확한 협업을 가능케 한다. 또한 관리자는 이 그래프를 통해 AI의 데이터 접근 권한과 자원 사용 방식까지 통제할 수 있어 보안성과 효율성도 확보된다.

AI 팀메이트는 마케팅, 제품 출시, 리소스 계획, 인사관리 등 역할별 업무에 맞춰 맞춤형으로 활용할 수 있다. 플랫폼 내 새로운 채팅 인터페이스를 통해 직원이 요청을 입력하면, AI는 해당 직원의 프로젝트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논리적이고 관련성 높은 답변을 내놓는다. 예컨대 광고팀에서는 누락 자산을 자동으로 점검하고 적절한 디자이너에게 작업을 배정하며, IT 지원팀에는 티켓 분류 및 간단한 문제 해결, 지식 데이터베이스 업데이트 등을 도울 수 있다.

이번 AI 팀메이트는 지난해 공개된 ‘아사나 AI 스튜디오’를 기반으로 진화한 것으로, 직원 누구나 자연어 명령만으로 AI 에이전트를 손쉽게 생성해 업무 흐름에 통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사나는 인간과 AI의 긴밀한 협업이 미래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로저스 CEO는 “자율성보다 협업을 마스터한 조직이 앞서 나갈 것”이라며 “이들은 더욱 빠른 실행력과 혁신적 성과를 통해 차별화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사나 외에도 비슷한 방향성을 채택한 기업들은 늘고 있다. 아틀라시안의 생성형 AI 비서 ‘로보(Rovo)’, 세일즈포스의 ‘아인슈타인 코파일럿’ 등이 대표 사례다. 스타트업계에서도 업종별 AI 협업 솔루션 개발이 붐을 이루고 있으며, 인스탈릴리는 최근 2500만 달러(약 360억 원)를 유치해 업종 특화형 AI 팀메이트를 개발 중이다. 세일즈 자동화 플랫폼 파이프드라이브도 리서치, 이메일 작성, 일정 검토 등 영업팀의 기초 업무를 지원하는 AI 에이전트를 선보이고 있다.

AI 팀메이트의 출시는 AI 기반 협업 도구의 진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다. 단순 자동화를 뛰어넘어 협업 중심의 활용 방식이 AI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전환점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