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핀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글로벌 벤처 투자가 다시 활기를 띠며 지난해보다 자금 유입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모펀드와 대체투자회사들이 대형 라운드의 주도권을 장악한 반면, 벤처캐피털(VC)은 뒤를 이어 투자 규모를 확대했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2025년 들어 9월 11일까지 글로벌 핀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 투자 규모는 총 316억 달러(약 45조 4,000억 원), 총 2,558건의 거래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같은 기간의 269억 달러(약 38조 7,000억 원), 3,508건에 비해 투자 금액 기준으로 17.5% 증가한 것이다. 반면 거래 건수는 눈에 띄게 감소해, 투자금이 소수의 기업에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규모가 1억 달러(약 1,440억 원)를 초과하는 대형 투자의 경우, MGX, T.로우 프라이스, 서고캡 파트너스, 프랭클린 템플턴 등 사모펀드 및 자산운용사들이 선두 투자자로 나섰다. 예컨대 올 3월, 아랍에미리트 투자사 MGX는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약 20억 달러(약 28조 8,000억 원)를 투자해 주목을 받았고, 4월에는 프랭클린 템플턴이 주도해 핀테크 기업 플래드에 5억 7,500만 달러(약 8,280억 원)를 투자했다. 같은 달, 서고캡과 T.로우 프라이스가 공동으로 아이캐피털에 투자한 8억 2,000만 달러(약 11조 8,000억 원)도 주요 사례다.
VC 진영도 후속 주자로 대규모 투자 라운드를 주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쿼이아 캐피탈, 파운더스 펀드, 패러다임, 리빗 캐피탈은 각기 1억 달러 이상 라운드를 리드하거나 공동 리드한 바 있다. 특히 경비 관리 플랫폼 램프는 사모펀드 아이코닉 캐피탈이 이끈 5억 달러(약 7,2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E-2 투자에 이어, 파운더스 펀드가 주도한 2억 달러(약 2,880억 원) 시리즈 E로 기업가치를 225억 달러(약 32조 4,000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한편, 올해 Y 콤비네이터는 9월 11일까지 총 100개의 핀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업계 내 최다 투자자로 떠올랐다. 특히 500만 달러(약 72억 원)를 넘는 중대형 라운드에서는 43건에 참여하며 지난해 전체 대비 65% 이상 투자 건수를 늘렸다. 이변 없이 안틀러, FJ랩스, 제너럴 캐털리스트, 안드리센 호로위츠, 코인베이스 벤처스, 액셀이 Y 콤비네이터 뒤를 이었고, 이들은 대부분 15건 안팎의 거래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QED 인베스터스는 후속 투자가 필요한 포스트 시드 단계 기업에 가장 활발히 투자한 투자사로 집계돼, 중간 성장 단계에 집중 투자한다는 전략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핀테크 업계가 IPO 회복 조짐과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는 가운데, 향후 자금 유입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VC와 PE가 투자전략을 차별화하고 있어 스타트업의 성장 궤도에 따라 투자 성과도 큰 격차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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