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가 생명 과학 산업 전반에서 고객과의 소통 방식을 혁신하기 위해 새로운 AI 기반 플랫폼을 본격 도입한다. 핵심은 사람의 역할을 대체하기보다는 업무 흐름을 자동화하고 효율을 높이는 '에이전트형 AI'의 확장이다.
최근 6개월간 에이전트형 AI 기술을 전략적으로 도입한 세일즈포스는 이번에 ‘라이프사이언스 클라우드 포 커스터머 인게이지먼트(Life Sciences Cloud for Customer Engagement)’ 플랫폼을 공개했다. 의료 및 제약 분야 기업들이 전문화된 AI 에이전트를 자체 구축해 임상시험, 마케팅, 보험 심사, 환자 지원까지 폭넓은 업무를 지원하도록 돕겠다는 구상이다. 이 플랫폼은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용 가능해질 예정이다.
수많은 환자와 의료 전문 인력을 대상으로 하는 생명 과학 업계는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해석해야 할 필요성에 직면해 있다. 실제 매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10년 전과 비교해, 단일 의약품에 대한 정보량은 약 75% 증가했고, 델로이트는 전체 보건 전문가 중 3분의 1 이상이 제약사들의 과도한 정보 제공에 따른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일즈포스는 이런 비효율을 ‘대화형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라이프사이언스 클라우드는 사용자가 구체적인 질문을 입력하면 여러 문서를 뒤질 필요 없이 한 화면에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며, 슬랙(Slack)을 포함한 다양한 메시징 도구와 연동되어 실시간 자료 요청이나 샘플 신청도 처리할 수 있다. 또한, 아테나헬스(athenahealth)나 비즈.AI(Viz.ai)와 같은 기존 헬스케어 플랫폼과의 연동을 통해 환자 맞춤형 임상시험 알림 기능도 함께 제공된다.
모바일 중심으로 설계되었다는 점 또한 장점이다. 병원 지하나 외부 출장 중에도 이용 가능한 이 플랫폼은 현장 영업 담당자가 음성으로 간단히 질문하면, 고객과의 이전 대화 기록, 관련 연구, 시장 동향 등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통화 기록 자동 작성, 미팅 요약, 일정 재조정, 대체 고객 자동 탐색 등의 기능도 포함돼 실시간 업무 대응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의료 기기의 수급 지연이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자동으로 대안 솔루션을 제시하고 보상 담당자에게는 보험지원 변경사항을 의료진에게 설명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도 마련됐다.
세일즈포스는 데이터 보안과 컴플라이언스를 최우선으로 설계했다고 강조한다. 이 플랫폼은 HIPAA(미국 의료정보보호법)와 GDPR(유럽 일반개인정보보호법)을 포함한 주요 규제를 내장한 ‘트러스트 레이어(Trust Layer)’를 기반으로 구축됐다. 여기에 21 CFR Part 11 전자 서명 기능, 자동 검증 알고리즘, 치밀한 감사 로그까지 포함해 규정 준수를 위한 수작업을 최소화했다.
베타 테스트에 참여한 이탈리아 Fidia Pharma USA의 최고정보책임자(CIO) 에마누엘레 페론(Emanuele Peron)은 “의료 접근성과 치료 속도가 획기적으로 향상됐다”며 “전체 영업 프로세스를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함으로써 의료 전문가와의 신뢰관계 강화는 물론, 환자 성과 개선에도 실질적 기여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일즈포스는 향후 이 플랫폼을 중심으로 AI 기반 고객 참여 모델을 헬스케어 전반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에이전트형 AI를 활용한 자동화 흐름이 본격화되면서, 생명 과학 산업 내 디지털 전환 또한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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