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 호환성 잡는다…안산에 세계 최초 상호운용성 시험센터 개소

| 연합뉴스

전기차와 충전기 간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문 시험센터가 경기 안산에 구축되면서, 업계의 기술 협업과 품질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2025년 9월 25일, 경기 안산분원에서 ‘글로벌 상호운용성 시험센터(GiOTEC)’의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시험센터는 전기차와 충전기 사이에서 자주 발생하는 통신 오류 문제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상호운용성이란 전기차와 충전기 간에 원활히 정보를 주고받고 충전이 문제없이 이뤄질 수 있는 기술적 호환성을 의미한다.

최근 전기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면서 다양한 제조사들이 각기 다른 기준과 해석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통신 프로토콜인 ‘시퀀스’는 국제 표준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서는 충전기와 차량 간 연결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해 사용자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향후 인증 기반 자동 결제 기술(PnC), 양방향 충전기술(V2G) 등 복잡한 기능이 도입되면 호환성 문제는 한층 더 심화될 수 있다.

GiOTEC은 이러한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전기차와 충전기 제조사들이 참여하는 일종의 테스트 플랫폼을 제공한다. 인증 절차를 거친 기업은 시험장에 자사 제품을 장기간 배치할 수 있으며, 동시에 타 업체의 제품과 충전 호환성 시험을 실시하고 실시간으로 개선점을 협의할 수 있다. 이는 개별 기업이 외부 환경에서 겪기 어려운 실증 데이터 확보와 기술 협업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이번 센터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다양한 제조사의 제품이 한 곳에 모여 상호 테스트를 수행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현재 현대차, 기아, 벤츠 코리아, BMW 코리아 등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과 다수 충전기 업체가 참여 중이며, 참여 기업 명단과 시험 내용은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시험 결과 공유에도 제조사의 동의가 있을 경우 다른 기업과의 정보 교환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국제 표준 정립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연은 향후 회원사를 확대해 전기차 충전 생태계를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개소식에서는 미국의 전기차 충전서비스 사업자인 EVgo와의 업무협약도 체결해 글로벌 협력 체제도 함께 구축했다. 김남균 전기연 원장은 GiOTEC이 국내 기업의 제품 품질 향상과 수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전기차 산업 전반의 품질 관리 체계를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기술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호환성 확보가 구매 결정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면서, 시험센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