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명령에 틱톡 강제 구조조정…美 오라클·실버레이크 45% 지분 확보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을 강제로 현지 투자자들에게 넘기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틱톡의 미국법인 ‘틱톡 USA’에 참여하는 주요 기업들의 면면이 공개됐다. 미국의 오라클과 실버레이크, 아랍에미리트(UAE) 기반의 투자사 MGX가 각각 15%씩, 총 45%의 지분을 보유할 전망이다.

이번 행정명령은 미국 정부의 데이터 안보 우려로부터 출발했다. 틱톡은 중국 본사의 영향력을 받는 만큼, 수천만 명에 이르는 미국 사용자 정보가 중국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틱톡의 미국 내 사업 구조를 재편하도록 압박해 왔고, 이번 조치는 그 연장선상에 있다. 2020년에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지만 협상 결렬로 무산된 바 있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오라클은 이번 구조 조정에서도 ‘보안 파트너’ 역할을 지속한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틱톡 USA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애플리케이션 보안과 운영을 직접 감독하게 된다. 오라클은 이미 2020년 첫 매각 논의 당시부터 미국내 사용자 정보 보호를 위한 신뢰 파트너로 지목된 바 있다. 실버레이크는 글로벌 기술 분야에 특화된 사모펀드로, 틱톡의 미국 투자에 지속적으로 관여해 왔으며, MGX는 아부다비 국부펀드와 UAE 기술기업 G42가 공동 설립한 새로운 투자사로, 최근 들어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는 새 법인에서 20% 미만의 지분, 즉 19.9%만 보유할 수 있다. 이는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틱톡 금지법’에 따른 것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중국 지분 소유를 금지하는 조항에 기반한다. 여기에 기존 바이트댄스 후원자인 제너럴 애틀랜틱, 서스퀘나, 세쿼이아 등 미국계 투자자들도 새로운 틱톡 USA에 일부 지분을 투자할 예정이다. 반면, 연방 정부는 통상적 거부권 행사 수단인 ‘황금주’(golden share)는 물론 어떠한 지분도 보유하지 않는다.

틱톡 USA는 기업 통제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이사회의 과반수를 미국인으로 구성하게 되며, 기업 가치는 현재 약 14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0조 원 규모로 산정된 상황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이 거래에 오라클 회장 래리 엘리슨, 미디어 재벌 머독 가문, 델 테크놀로지스 CEO 마이클 델 등이 관여했다고 언급하며, 해당 거래의 정치적 무게감도 드러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미국 내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한 규제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틱톡 사례는 단순한 투자 구조 조정이 아니라, 국가 안보를 이유로 특정 기업의 경영 지배권까지 강제적으로 개편할 수 있다는 전례를 만든 셈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IT·미디어 업계에서도 향후 미국과 중국 간 디지털 패권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