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부터 AI까지…공공기관-민간기업 '디지털 동맹' 가속

| 연합뉴스

국내 주요 공공기관들이 민간 기업과 손잡고 사이버 보안과 인공지능 기술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넓히고 있다. 이를 통해 국가 차원의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2025년 9월 26일 IBK기업은행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금융권을 노리는 사이버 공격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최근 랜섬웨어와 피싱 등 사이버 범죄가 정교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협약은 금융 소프트웨어의 취약점 발굴, 위협 대응 협의체의 정례 운영 등 실질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로써 정부기관과 금융기관 간 정보 공유는 물론, 공격 징후에 대한 조기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같은 날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도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진흥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운영 중인 'AI 허브' 플랫폼을 통해 고품질 학습용 데이터를 제공하고, 건강보험공단은 이를 바탕으로 국민 건강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AI 허브는 국내에서 운영되는 최대 규모의 공공 인공지능 데이터 플랫폼으로, 다양한 분야의 AI 개발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한편, 온디바이스 인공지능 반도체 전문기업 딥엑스는 자사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국내외 특허 출원 400건, 등록 114건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에서만 61건의 특허를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반도체 기술 경쟁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딥엑스는 저전력 설계에 강점을 보유한 Arm, 지식재산을 무기로 시장을 선점해 온 퀄컴의 전략을 벤치마킹해, 자사 반도체 기술의 상품성과 시장지배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기술의 전략적 가치는 미국이 오랜 시간 자국 기술로 글로벌 시장을 지배한 사례에서 그대로 확인된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과 지식재산권 확보에 중점을 두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공공과 민간의 디지털 협력이 더욱 활발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이버 보안과 의료 인공지능처럼 국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분야에서는 실효성 있는 기술 성과가 빠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국내 AI 반도체 기업들이 글로벌 특허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세계 시장 진출의 교두보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