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의 미래 실험 도시 '우븐 시티', 본격 가동… 자율주행부터 헬스케어까지 총집결

| 연합뉴스

도요타자동차가 미래 기술 실험을 위한 첨단 도시 ‘우븐 시티’의 운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번 행보는 자동차 산업을 넘어 다양한 기술 분야와의 융합을 겨냥하며, 도요타의 장기적인 미래 비전과 전략적 방향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우븐 시티는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산 인근 스소노시에 위치한 미래형 테스트 도시로, 기존 도시 단위를 완전히 새로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그물망 도시’라는 이름처럼, 도로·통신·에너지와 같은 도시 인프라가 격자 형태로 정밀하게 짜여 있으며, 모든 요소가 디지털 기반으로 통합돼 있다. 도요타는 이곳을 “제로(0)에서부터 만든 도시”로 소개하며, 도심 공간 자체를 거대한 실험실로 삼아 미래 기술의 시험대이자 실증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26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열린 공식 개장 행사에는 도요타 회장 도요다 아키오를 비롯해 관련 기업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현재 운영 면적은 약 4만7천 제곱미터로 일부 구역만 개방된 상태지만, 단계적으로 29만4천 제곱미터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거주 인원도 초기엔 극소수로 구성되지만 2027년까지 약 300명, 장기적으로는 2천 명 수준까지 늘릴 계획이다.

도요타는 이 도시를 자사의 주력인 자율 주행 기술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 기술을 실증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하려 한다. 예컨대, 다이킨공업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인 꽃가루가 없는 공간 구현 실험을 진행 중이고, 식품기업 UCC 재팬은 카페 내 고객의 행동을 분석해 커피가 창의성과 생산성에 주는 영향을 연구 중이다. 이렇게 참여 기업들의 구성은 자동차 산업에 그치지 않고 헬스케어, IT, 식음료, 환경 기술 등으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특히 자율 주행 분야에서는 실제 도로보다 훨씬 느슨한 규제 환경으로 인해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요타는 2027년 4월 이후 원격 관리 하에 운전사 없이 운행되는 무인 자동차 판매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도시 지하에는 자동 배송 로봇이 운영될 예정이며, 향후 일반 시민의 출입도 허용함으로써 실생활 기반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기술의 실효성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도요타 자회사 ‘우븐 바이 도요타’ 측은 “폐쇄된 공간으로 한정짓지 않고, 실용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함께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도요타는 우븐 시티를 단순한 기술 쇼케이스가 아니라 산업과 소비자 간 연결이 실현되는 혁신 플랫폼으로 활용하려는 구상을 드러낸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제품 중심에서 서비스 및 플랫폼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도요타의 실험이 성공할 경우, 이는 향후 스마트시티 구현과 자율주행 기반 교통 시스템의 확산 등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