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기기에서 지문이나 얼굴 인식 등 간편 인증 기술을 이용한 '간편지급' 서비스의 이용 규모가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1조원을 넘어서며 빠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2025년 9월 2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간편지급 서비스의 하루 평균 이용 건수는 3천378만 건, 하루 이용액은 1조4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3.7%, 11.4% 상승한 수치로, 디지털 결제 인프라가 생활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간편지급은 물건이나 서비스를 살 때 복잡한 절차 없이 미리 저장된 인증 수단만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으로, 일반적으로는 '간편결제'로 불리지만 금융 결제 체계상으로는 '지급(Payment)' 단계에 해당한다.
주요 간편지급 서비스 제공자 가운데서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전자금융업자의 비중이 가장 컸다. 이들 플랫폼을 통한 하루 평균 이용액은 5천768억2천만원 수준으로 전체의 55.1%를 차지했고, 이용 건수와 금액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5.4%, 23.7%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49.6%였던 비중이 하반기 51.0%에 이어 올해 들어 절반을 넘긴 가운데 성장세가 가속화된 결과다. 휴대폰 제조사(23.9%)와 금융회사(21.0%)도 뒤를 이었지만, 전자금융업자의 급성장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간편송금 서비스 역시 확대되고 있다. 선불 충전금 기반의 간편송금은 하루 평균 761만 건, 9천807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각각 7.4%, 9.1%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전자금융업자들이 각사 플랫폼 상에서 선불금 사용을 독려하면서 이용량이 지속적으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선불 기반 결제는 충전된 금액으로 상거래 대금, 교통 요금, 친구 간 송금 등에 손쉽게 사용할 수 있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활용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간편지급 외에도 다양한 전자지급 서비스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신용카드 결제 등을 대신 처리하는 전자지급결제대행(PG) 서비스는 지난해 하루 평균 3천314만 건, 1조5천319억원의 수준으로 각각 11.8%, 8.9% 늘었고, 선불전자지급수단 전체 이용량은 하루 평균 3천438만 건, 1조2천909억원으로 4.1%, 11.2% 증가했다. 아울러 아파트 관리비나 공공요금에 활용되는 전자고지 결제와 에스크로(결제대금예치) 서비스도 각 분야에서 이용량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흐름은 비대면 결제 환경의 정착과 함께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전자금융업자의 플랫폼 확장, 사용자 편의성 증대, 규제 완화 등이 맞물리면서 디지털 지급결제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용자 보호와 보안 강화, 시스템 안정성 확보 등에 대한 정책적 대응도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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