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기술 국산화 본격 시동…정부-IBM, 글로벌 공급망 맞손

| 연합뉴스

양자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논의가 정부 주도로 본격화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월 3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제3차 양자 기술 산업화 포럼’을 개최하고, 양자 컴퓨팅 관련 핵심 부품과 장비의 국산화를 위한 전략을 내놨다.

이번 포럼은 양자 기술 분야, 특히 소재·부품·장비(소부장)의 공급망 강화를 주요 의제로 삼았다. 행사에는 산·학·연 각계 전문가 100여 명이 참석해 공급망 자립과 산업 생태계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양자 기술을 미래 전략 산업으로 보고, 기초 부품부터 응용 기술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생태계를 조기에 정착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글로벌 양자컴퓨터 선도 기업인 IBM도 이번 행사에 참여해 세계 시장의 기술 흐름과 자사 공급망 전략을 공유했다. 이들은 대규모 양자컴퓨터에 필요한 극저온 기술, 고주파(RF) 부품, 고밀도 커넥터 등 세부 사양을 소개하며,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가치사슬에 진입할 수 있는 구체적 기회를 제시했다. 특히 정보요청서(RFI) 발행을 예고하며 국내 기업과의 생태계 연계를 시사했다.

연세대학교 박성수 교수는 국내 양자 소부장 공급망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기판·레이저·광학 부품 등에서 기술 규격 통일과 표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부품 간 호환성과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선 표준화 작업이 선결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정부 역시 이 같은 방향에 보조를 맞췄다. 산업부는 극저온 시스템, 고정밀 레이저, 광학 장치, 반도체용 기판 등 핵심 품목의 국산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소부장 관련 기업 간의 긴밀한 수요-공급 연계를 바탕으로 실증(실제 환경에서의 검증) 환경을 조성해, 개발된 기술이 조속히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국내 양자 산업 기반을 다지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공급망의 고리 안으로 진입해 국제적 협력 관계를 넓히는 것이 관건이며,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그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