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부발전이 발전소 내 안전사고를 실시간으로 예방하고, 설비 고장에 대한 조기 대응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자율점검 로봇을 도입하기로 했다. 기존 인력 중심의 점검 방식에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을 융합함으로써, 발전소 운영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도입되는 자율점검 로봇은 실제 영상과 열화상 정보를 동시에 수집할 수 있는 카메라를 비롯해, 음향 센서, 가스 감지기 등 다양한 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발전설비의 이상 징후를 다각도로 진단할 수 있으며, 사고가 발생할 경우 현장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해 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고온·고압의 위험 구역이나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공간에서도 과열 현상, 오일 누유, 가스 누출 같은 위험 요소를 자동으로 감시하는 기능이 핵심이다.
눈에 띄는 점은, 국내 발전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모바일 인공지능 영상분석 시스템이 탑재됐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현장 작업자의 안전모 미착용 또는 작업 중 사고로 인한 쓰러짐, 화재 발생 등을 자동으로 인식할 수 있으며, 이때 즉시 경고를 발송해 위험 상황에 대한 대응 속도를 높여준다. 단순한 감시를 넘어, 작업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변수에 적응하고 판단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기술이 진화한 셈이다.
서부발전은 이 자율점검 로봇을 충남 태안, 경기 평택·김포지역 발전본부에서 오는 연말까지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운영 중 나타나는 개선 사항을 바탕으로, 향후 ‘피지컬 인공지능 기반 예방 진단 알고리즘’과 ‘안전 감시 솔루션’을 개발해 전사에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진단 결과를 자동 분석하고, 위험의 조짐을 미리 판단하는 기능까지 포함한 시스템으로 나아간다는 의미다.
서부발전 이정복 사장은 “이번 기술 도입은 단순한 자동화 수준을 넘어 발전소 전체의 안전관리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지능형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해 ‘스마트 발전소’ 구현에 본격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흐름은 단기적으로는 발전소 안전사고 감소와 운영비용 절감이라는 가시적 효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며,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발전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에너지 설비 분야에서도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 결합이 본격화되면, 노동집약적 산업 구조 변화에 중요한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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