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격자형 친구탭' 결국 철회…초기 화면 개편 일주일 만에 백지화

| 연합뉴스

카카오가 최근 진행한 카카오톡 홈화면 개편 과정에서 이용자 반발을 불러일으킨 '친구탭 격자형 피드' 기능이 도입 일주일도 안 돼 사실상 철회됐다. 이용자 중심의 설계라는 회사 측의 설명과 달리, 카카오톡의 메신저 기능이 약화되었다는 비판에 직면한 결과다.

이번 업데이트를 주도한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는 9월 29일 사내 공지를 통해 문제점을 직접 설명하고, 기존 친구목록 화면을 복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변화의 방향이 소셜 기능 확장과 메신저 강화라는 취지에서 출발했음을 강조했지만, 이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오히려 핵심 기능인 메신저 접근성이 떨어졌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카카오톡 첫 화면에 갑작스럽게 등장한 격자형 피드는 기존 메시지 중심 구성을 흐트러뜨렸다는 논란에 중심에 섰다. 특히 직장인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개편이 개발자 등의 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됐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이에 대해 홍 CPO는 공식적인 사과 대신, 사내 공지 전달이 늦어진 데 대한 유감의 뜻만을 밝혔다.

홍 CPO는 공지문에서 일부 불편이 이어졌으나 앱 다운로드 수나 트래픽 등 핵심 성과 지표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지표와 무관하게 이용자 불만을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앞으로 개선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기능 개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기존 토스 출신인 홍 CPO가 도입한 '슬랙 기반 커뮤니케이션 체계'와 '토스식 사내 공지 방식'이 카카오의 조직문화와 충돌을 빚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그의 리더십 스타일이 카카오 구성원과의 소통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냈다고 평하기도 한다.

이 같은 상황은 향후 카카오의 제품 전략과 조직 문화 재정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단기간 내 추진된 개편이 시장과 이용자 반응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면, 향후 업데이트에서는 이용자 피드백을 보다 정밀하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품 운영 기조가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는 이에 대해 지속적인 개선 의지를 밝힌 만큼, 실제 적용 여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