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시장에서 상승 국면의 초입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향후 실적 개선 기대에 따라 목표주가가 상향 조정됐다. 관련 수요가 뚜렷하게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 조짐이 나타난 것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10월 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삼성전기의 MLCC 사업이 가격 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고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올린 23만 원으로 제시했다. 특히, 최근 삼성전기 주가가 한 달 사이 코스피 지수 대비 15.4%가량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도 이 같은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MLCC는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으로, 과거에는 주로 스마트폰과 노트북 같은 정보기술(IT) 제품에 주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전기차, 서버, 인공지능(AI) 관련 고성능 장비로까지 수요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상승 사이클에서 주목할 부분은 서버용, 특히 AI 처리를 위한 MLCC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제품은 동일한 크기 안에 더 많은 정전 용량을 요구하는데, 제작 공정상 병목현상을 야기해 공급 확대에 시간이 걸린다.
삼성전기를 비롯해 일본의 무라타, 타이요 유덴 같은 주요 업체들도 연간 10퍼센트 안팎의 생산능력(CAPA)을 증설하는 중이지만, 대부분이 자동차 전장용 제품 라인으로 할당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IT 시장에서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가 발생할 경우,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 제품 소비 회복이 뚜렷하지 않더라도 서버 제조업체(ODM)의 랙 서버 출하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점도 또 다른 가격 인상 요인으로 꼽힌다. 이처럼 실수요에 기반하지 않더라도 공급 제약과 특정 산업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산업용 MLCC 가격은 2026년까지 점진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은 단기적인 테크 산업 반등 여부와 관계없이 MLCC 중심 부품 시장이 다시 한 차례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가격 상승을 동반한 사이클 진입은 관련 기업의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전방 산업의 변화와 공급 여건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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