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가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을 받아 차세대 양자컴퓨터의 핵심 기술인 ‘위상초전도체’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초전도체 분야에서 고난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위상초전도체는 향후 양자컴퓨팅의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차세대 양자과학기술 핵심 기초원천연구'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부산대는 해당 사업에 단독 선정됐으며, 올해부터 2029년까지 5년간 모두 47억 원(국비 45억 원, 시비 2억 원)을 확보하고 연구를 진행한다.
연구의 초점은 전기 저항 없이 전류가 흐르는 '초전도체' 중에서도 차세대 양자컴퓨터의 작동 기반으로 주목받는 '3차원 위상초전도체' 개발에 맞춰져 있다. 위상초전도체는 물질 내부에 독특한 양자 상태인 ‘마요라나 상태’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으로, 이는 외부의 잡음이나 정보 손실에 탁월한 내성을 보여 컴퓨터 정보 처리의 정밀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소재로 평가된다.
부산대를 중심으로 전국 주요 대학 및 연구기관의 전문가들이 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부산대 물리학과 옥종목 교수가 총괄 연구책임을 맡았고, 같은 학과 박성균·황춘규 교수뿐 아니라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 창원대학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소속 연구진도 참여해 학제 간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향후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양자소재 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는 데까지 목표를 두고 있다. 연구팀은 개발된 기술을 토대로 극저온 및 고자기장 환경에서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 측정기술을 확보하고, 지역의 첨단 제조업 분야와의 연계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이 양자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장기 전략과 맞물려 있다. 세계 각국이 본격적으로 양자컴퓨팅 상용화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이번 과제가 실질적 기술 확보로 이어진다면 한국도 향후 핵심 특허와 산업 기반을 선점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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