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소액결제 해킹 장비 검증 착수…펨토셀 넘는 정교한 구조 확인

| 연합뉴스

KT 이용자의 소액결제가 무단으로 이뤄지는 사건과 관련해, 그 범행에 사용된 불법 통신 장비에 대한 정부의 현장 검증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재 해당 장비의 실체와 기능을 규명하기 위한 과학기술계의 분석이 진행 중이다.

1일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용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문제의 불법 장비에 대한 1차 분석을 실시했다. 이 장비는 언론에서 흔히 ‘불법 펨토셀 기지국’으로 불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최소 27개의 개별 네트워크 장비 부품으로 구성돼 있어 그 정체와 구조가 훨씬 복잡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초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들 부품 중에서 실제 ‘펨토셀(소형 이동통신 기지국 역할을 하는 장치)’ 기능을 하는 것은 단 하나로 추정된다. 나머지 부품들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며 범행에 기여했는지는 아직 규명이 필요한 단계다. 경찰은 범인이 조사 과정에서 장비를 직접 시연한 내용을 토대로, 해당 장비가 일부 부품만으로도 작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기술적 세부 사항과 작동 원리 등은 전문가의 검증이 끝나기 전까지 확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검증은 단순한 실험 수준이 아니라,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 인력이 동원된 과학적 분석을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장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민관합동 조사단도 참여하고 있으며, 1차 검증에 후속해 추석 연휴 이후에는 2차 조사도 예정되어 있다.

한편 김용대 교수팀의 1차 검증은 소요 시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정확한 종료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경찰은 현재 진행 중인 검증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 공개는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 분석 작업은 단순히 이번 사건의 책임 규명을 넘어, 통신 인프라 악용의 구조적 문제와 대응 방안 마련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향후 결과에 따라 유사 범행을 막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이 마련될지 주목된다.